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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시선]끝나지 않은 30년 물의 전쟁
편집부 기자 hl@ihalla.com
입력 : 2017. 08.1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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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벌어지고 있는 한국공항(주)의 먹는샘물 지하수 증산 논란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기업윤리를 다시 생각하게 하고, 제주도의 지하수 정책을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알다시피 제주지하수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는 한국공항(주)은 대한항공을 소유한 한진그룹 계열사 중의 하나이다. 한진은 우리나라 재벌 중에서도 자산기준 10대 그룹 안에 드는 대기업이다. 한진은 땅콩회항 사건의 갑질 논란으로 이미 기업윤리의 추락을 드러낸 바가 있다. 기업의 경영과정에서 최근에 더욱 강조되는 기업윤리는 기업도 하나의 사회조직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의적 가치이며, 의사결정이나 행동을 판별하는 규범이 된다.

현재 제주사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한진의 지하수 증산 계획은 이러한 기업윤리 측면에서 볼 때 상당한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는 계획이다. 한진은 한국공항(주) 명의의 소명자료에서 자신들은 적법한 기준과 절차에 의해 지하수 증산을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적법한 기준의 정당성은 물론이거니와 그 절차조차 기업윤리에서 크게 벗어나고 있다.

한진은 수년 전부터 지하수 증산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좌절됐고, 지난해 지하수 증산신청도 제주도로부터 거부되었다. 설령 지하수 증산을 신청할 수 있는 법적 기준이 있다 하더라도 제주도를 비롯한 지역사회에서 그 계획을 거부하고 있음이 누차 확인되었다. 이를 무시하고 지속적으로 지하수 증산을 시도하는 것은 기업윤리는 망각한 채 이윤추구만을 좇는 처사일 수밖에 없다.

도가 한진의 기득권을 월 취수량 6000t으로 인정해 증량 신청을 받아줬다는 주장도 어불성설이다. 이 주장이 맞는다면 지금까지 한진의 지하수 증량신청이 통과되지 못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2011년 한진이 월 9000t에 달하는 지하수 증산요구를 상기할 때 추가적인 증산계획이 없다는 한진의 주장을 신뢰할 도민은 없다. 한진은 지하수를 개발하면서 시장판매는 없을 것이라고 했지만 이 약속도 이미 오래전에 어겼다. 특히 지하수 증산을 지지하는 단체나 지역주민을 앞세우는 일은 하지 않겠다는 얘기는 지금까지의 행태에 대한 자기 고백 같은 씁쓸함이 배어 있다.

제주의 지하수 정책을 만드는 제주도와 제주도의회의 최근 행보는 도민적 실망의 수준을 훨씬 넘는다. 섬이라는 한계적 조건도 있거니와 제주의 물 이용의 역사를 볼 때 지하수를 공수개념으로 적용한 이유와 필요성은 분명했다. 그러나 제주도는 제주 지하수의 가치를 망각했고, 제주도의회는 기업윤리를 상실한 자본과 거래대상으로 지하수의 가치를 격하시켰다.

지하수를 뽑아 물을 상품화하는 행위와 목욕탕에서 지하수를 이용하는 행위를 동일시하며 한진의 지하수 취수량을 동네 목욕탕 수준이라고 하는 것은 물에 대한 소유권과 사용권을 구분 못 하는 우매함이며, 물 민주주의의 본질을 호도하는 매우 심각한 발언이다. 제주의 지하수는 도민의 생명수라고 역설하던 도와 도의회에서 공수개념이 적용되는 지하수 정책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발언들이 나오고 지하수의 사유화와 상품화를 확대하려는 자본과 타협하는 정책결정이 나오고 있다. 도민들로서는 너무나 불안하고 분노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한진의 제주 지하수에 대한 사유화의 탐욕은 더욱 노골화되어 가고 있다. 자본을 앞세운 재벌이 한 지역의 공유자원을 어떻게 집어삼키는지 우리는 지난 30여년의 과정 속에서 목도하고 있다. 끝나지 않은 물의 전쟁, 제주도민은 제주의 생명수를 지켜낼 수 있을까? <이영웅 제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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