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봉 시설재배지 토양은 '양분 비만증'

한라봉 시설재배지 토양은 '양분 비만증'
화학성 조사결과 염류농도 기준치 초과 갑절 증가
한라봉 품질관리 비상… 도농기원, 염류경감시험
  • 입력 : 2017. 08.02(수) 16:28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제주도내 한라봉 시설재배지 내 토양에서 '양분 비만증'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 품질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2일 제주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지난해 시설재배지 토양 40개소 대상으로 화학성을 조사한 결과, 하우스내 토양의 염류농도(EC)가 적정 기준치 2dS/m(염류농도 단위)을 넘는 곳이 40%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20%에 비해 갑절 높아진 수준으로, 염류농도를 낮추는 일이 시급한 것으로 밝혀졌다.

 시설재배지에서 집적되는 염류의 주성분은 질소, 인산, 나트륨, 염소, 황 등으로 화학비료, 유기질비료와 특히 가축분 부산물퇴비에 함유하고 있다. 이번 농가실태 조사결과 화학비료 사용은 적정 또는 표준시비량 이하이나 유기질 비료 및 가축분 부산물 퇴비 사용은 크게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보통 퇴비로 공급되는 토양 유기물은 탄소와 질소 공급원으로 토양 내 유용미생물의 번식을 돕고 토양 내부의 통기성, 보수성, 보비력을 증가시킨다. 그러나 과다하게 살포하면 양분과잉에 의한 토양 내부 산소 부족과 여러 부작용들로 인해 작물 뿌리발육이 나빠지는 등 역효과가 나타나기도 한다. 또 토양 내 염류가 많아지면 작물이 수분과 양분을 흡수하는 것을 저해해 생육 불량은 물론 수량 감소로 이어져 농가소득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이에 따라 도농업기술원은 2019년까지 3년간 한라봉 시설재배지 염류경감시험에 착수키로 했다. 시설재배가 오래되고 유기질비료나 퇴비 시용량이 많았던 한라봉 시설재배지에서 토양에 집적된 염류를 작물이 양분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진 킬레이트제를 활용하는 기술을 적용하는 시험이다. 킬레이트는 토양 중의 양이온과 고리구조 형태로 쉽게 결합하는 물질로 토양 중에 고정 또는 불용화된 질소, 인산, 칼륨, 칼슘, 마그네슘 등의 양분은 킬레이트제를 뿌려주면 작물이 흡수하기 쉬운 상태가 된다.

 이러한 기술을 이용하면 토양 내 집적된 양분을 활용할 수 있어 시비량을 줄여도 수량과 품질에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도농업기술원은 30년 가까이 한곳의 시설하우스에서 한라봉을 잘 생산하는 농업인들도 있지만 현재 도내 시설재배 토양은 과부하에 들어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며, 지속적으로 품질 좋은 농산물 생산하기 위해서는 토양을 척박하지도 비만하지도 않게 보다 정밀한 토양관리를 위한 연구를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6430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