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제주항공, 지역과의 상생 포기했나

[사설]제주항공, 지역과의 상생 포기했나
  • 입력 : 2017. 07.31(월) 00:00
  • 이윤형 기자 yh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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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관광산업 위기 극복을 위해 시장다변화 등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도 모자랄 판에 제주항공이 이를 외면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제주도가 지난 2월 말 공모를 거쳐 선정한 국제항공노선 운항 항공지원사업자 지위를 제주항공 스스로 포기하면서 올해 기대됐던 국제선 취항은 물거품이 됐다. '제주항공' 이름만 달았을 뿐 지역과의 상생노력은 기울이지 않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는 것이다.

이 사업은 외국인관광객 유치 활성화 차원에서 국제항로를 신규 운항하는 항공사업자에게 제주도 예산으로 재정 지원을 하는 제도다. 6개월 이상 운항하는 국제선 정기노선 평균 탑승률이 65%를 넘지 않을 경우 편당 200만 원을 지원받게 된다. 제주항공은 공모 당시 제주~일본 신규 항공노선 취항 의사를 밝혔으나 최근 사업자 지정을 자진 철회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스케줄 운영이 가능한 슬롯 확보가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제주항공과 함께 선정된 티웨이항공은 적극적인 노선 확충에 나서 지난달 30일 제주~오사카 노선에 취항했다. 이 노선 평균 탑승률은 96%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9월부터는 제주~나리타 노선에도 취항할 예정이다. 제주항공이 국제선 취항에 적극적 의지를 보일 수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이유다.

제주항공은 현재 제주 기점 국제선 정기노선이 단 한편도 없는 실정이다. 지난 해 12월31일 취항했던 제주~사이판 노선도 올해 2월말로 운항을 중단했다. 이후 일본 노선 취항을 준비했으나 유야무야 된 것이다. 반면 7월 현재 대한항공과 저가항공사인 진에어, 티웨이항공이 제주공항에서 국제선을 운영하고 있다. 제주에 기반을 둔 항공사가 오히려 지역을 홀대한다고 해도 할 말이 없는 처지다.

제주항공은 지난 3월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제주관광이 위기를 겪는 와중에 항공요금을 인상 도민사회의 질타를 받았던 터다. 그렇다면 지역사회에 좀 더 기여하려는 자세를 보이는 것이 마땅하다. 그럼에도 제주관광 활성화에 잇따라 어깃장을 놓은 것처럼 하는 것은 실망스럽다. 제주항공은 출범 당시 다짐한 것처럼 제주도민과 관광객 편익증진 도모 등 지역과의 상생·협력을 위한 진정성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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