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시작하며]바다가 들려주는 소리

[하루를 시작하며]바다가 들려주는 소리
  • 입력 : 2017. 07.26(수) 00:00
  • 강유나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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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김없이 찾아온 무더위는 올해도 여름이 찾아왔음을 실감하게 한다. 무더위를 식혀줄 바다 여행은 여름을 시원하게 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다. 바다 여행의 명소로 꼽히는 제주는 매년 수많은 관광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제주의 청정자연이 주는 아름다운 해변은 여름을 즐기기에 적합하지 않을 수 없다.

매년 반가운 손님들이 제주 바다를 찾아오지만, 올해는 반갑지 않은 손님이 먼저 제주 바다를 찾았다. 바로 괭생이모자반이다. 수년 전부터 중국 근해에서 조금씩 밀려들어 오던 것이 지금은 수천 톤이나 되어 제주 바다를 괴롭히고 있다. 4~5월 사라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6월 추가 습격으로 정부는 바다에 떠 있는 괭생이모자반, 파래를 해양 쓰레기로 분류해 수거했다. 괭생이모자반으로 인한 피해가 심각해 해파리와 같은 단계의 주의경보를 발령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괭생이모자반과 파래로 인해 제주 바다는 몸살을 앓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도 제주의 해변을 찾는 관광객은 계속해서 늘어가고 있다. 제주도민의 노력으로 최선을 다해 바다를 정화하고 있지만 해수욕장, 해변 근처의 식당들은 관광객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에는 역부족이다. 그러나 이것이 오로지 제주 해안에 떠밀려온 괭생이모자반, 파래 때문이라고 볼 수는 없다.

괭생이모자반과 파래 유입의 발생 원인은 질소 과다, 수온 상승 등 해양환경 변화와 지형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중 쓰레기 문제가 심각하다. 제주 바다에 버려지는 많은 양의 쓰레기가 괭생이모자반과 엮여 자연스럽게 떠내려가지 못하고 악취를 풍기며 해안에 그대로 남겨지게 된다. 결국은 우리 모두가 쓰레기를 무단 방치했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하지만 다시 아름다운 제주 바다를 되찾으려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현재의 제주 바다는 점차 청정 자원을 보여주고 있다. 군·경, 청정 지킴이 및 자원봉사자, 적십자봉사회, 어촌계, 해녀 등 지난 6월 6600여명이 동참해 괭생이모자반 및 파래 수거 활동을 유입 지역별, 사업 경중에 따라 적절히 배치 효과적인 수거 활동을 전개했다는 보도가 이루어졌다. 또한, 해수욕장 일대에서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제주 바다의 쓰레기를 부탁하는 등의 봉사활동 및 퍼포먼스를 통해 스스로 분리수거를 할 수 있는 멋진 휴양 관광객이 되어주길 거듭 당부했다.

그러나 어김없이 밀려오는 쓰레기는 수거를 해도 계속해서 쌓이는 실정이다. 줍고 돌아서면 다시 밀려오는 해양 쓰레기를 전부 깨끗하게 없앨 수는 없지만,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지속적인 수거 활동과 함께 아주 작은 쓰레기라도 투기하지 않도록 개선해나가야 한다.

우리는 비단 제주의 바다를 상상할 때 깨끗하고 빛나는 푸른 바다만을 떠올린다. 하지만 이는 우리의 잘못된 상상이 만들어낸 욕심일지 모른다. 아름다운 바다는 우리가 바다를 소중함을 알고, 아꼈을 때 지켜진다. 바다의 쓰레기는 저절로 사라지지 않는다. 내가 아니어도 누군가가 처리할 거라는 안일한 인식을 버리고 깨끗한 해양생태계 및 해양환경 보존을 위하여 우리 모두가 함께 항상 솔선수범하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오늘 아침의 제주 바다는 점차 청아한 빛을 내고 있다. 올해 여름, 우리 모두 바다가 반가워하는 손님이 되어 바다가 들려주는 부드러운 파도 소리를 들을 수 있길 기대해본다.

<강유나 제주대학교 언론홍보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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