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아파트 분양권은 로또인가?

제주에서 아파트 분양권은 로또인가?
재건축 2호 아파트 '해모로 루엔' 프리미엄 노린 가수요 북적
일반 39가구 청약에 3245명 몰려 평균경쟁률 83 대 1 기록
전용 85㎡ 분양가 5억9410만원…전매 통한 가격상승 우려
  • 입력 : 2017. 07.22(토) 10:02
  • 문미숙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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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 주택시장이 양극화로 치닫고 있다. 읍면 등 외곽지에서 공급한 타운하우스 등은 미분양이 넘쳐나는데 반해 도심권의 브랜드 공동주택은 고분양가에도 실수요자와 분양권 프리미엄(웃돈)을 노린 투기수요로 뜨거운 청약 열기를 보이고 있다.

 도내 재건축 아파트 2호로 제주시 노형동 노형국민연립을 재건축하면서 분양한 '해모로 루엔'의 청약경쟁률이 80대 1을 넘겼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20일 '해모로 루엔'의 1순위 청약에서 특별공급분(16가구)을 제외한 39가구 모집에 3245명(기타지역 포함)이 접수, 83.2 대 1의 평균경쟁률로 1순위에서 청약 마감됐다.

 3.3㎡당 1780만원에 이르는 도내 공동주택 중 최고 분양가 논란으로 분양시장이 이상과열 양상을 띠던 전과는 달리 움츠러들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른 결과였다. 전용면적 84㎡ 타입은 4가구 모집에 1104명이 청약해 276대 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76㎡ 타입은 8가구 모집에 721명이 접수, 90.1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59㎡A와 59㎡B 타입은 각각 23가구, 4가구 모집에 1261명, 159명이 몰려 각각 54.8 대 1, 39.7 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다.

 이처럼 높은 청약 경쟁률은 조합원 입주권을 제외한 일반공급물량이 39가구(특별공급 제외)로 제한적인 영향도 있다. 하지만 6월말 기준 도내 미분양주택이 971가구로 주인을 못찾은 주택들이 넘쳐나는 현실과는 분위기가 확연히 다른 분양 성적이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후 미분양은 414가구로 전달보다 120가구나 늘었다.지난 6월 제주시 도두동에서 공급한 63가구 주상복합주택은 1, 2순위 청약에서 3명만 접수했고, 구좌읍의 한 아파트는 38가구 모집에 1명만 청약 접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앞서 5월 서귀포시 화순에서 공급한 47가구 아파트 역시 1, 2순위 청약에 7명만 접수하는 등 읍면지역의 경우 대규모 미달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읍면 지역의 잇단 미분양 사태와는 전혀 다른 해모로 루엔의 분양성적에 대해 전문가들은 초저금리 기조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고, 도심권에서 공급하는 브랜드 아파트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여전해 청약 당첨후 프리미엄을 붙여 분양권을 전매해 시세차익을 얻으려는 가수요가 몰린 영향으로 분석하고 있다. 공공택지에서 공급되는 아파트는 1년간 분양권 전매가 제한되지만 민간택지의 경우 전매제한이 없어 자유롭게 분양권을 사고 팔 수 있다. 이같은 부작용 해소 대책으로 최근 주택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제주 등 지방의 청약시장이 과열될 경우 도지사가 요청하면 민간택지에서 공급되는 주택에 대해서도 분양권 전매를 제한할 수 있는 법적근거가 마련됐고 10월말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한 도민은 "해모로 루엔의 전용 85㎡의 분양가가 5억9410만원인데, 청약당첨된 투기수요들이 분양권에 프리미엄을 붙여 되판다면 도대체 아파트 시세가 얼마까지 치솟을지 상상이 안간다"고 혀를 내둘렀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지난 6월 '제주도 부동산시장 동향 점검' 보고서를 통해 제주 주택과 토지 등 부동산시장은 장기간 상승에 따른 조정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전망했다. 올들어 주택 청약 경쟁률도 급격히 위축돼 5월까지 분양된 939가구 중 749가구가 미분양되면서 분양률이 20.3%에 머무는 등 당분간 미분양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전반적인 부동산시장 둔화 속에서도 영어교육도시 등 개발 호재나 외부 투자수요의 유입지역을 중심으로 상승흐림을 이어갈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 6월 분양한 서귀포시 대정읍 영어교육도시내에서 공급한 '꿈에그린'은 4년 후 분양전환이 가능한 중대형 면적의 임대아파트 268가구 모집에 3284명이 청약 접수해 평균경쟁률 12.3대 1, 최고경쟁률 21.7대 1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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