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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건강한 제주
[아이들이 건강한 제주](9·끝)비만 해결은 사회적책무
"범도민 비만해소 프로젝트 전개를"
강시영 기자 sykang@ihalla.com
입력 : 2017. 07.2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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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내 모 초등학교 인근 도로 모습. 스쿨존임에도 불법 주·정차 차량으로 인해 아이들이 차량을 피해 아슬아슬하게 등하교 하고 있다. 강희만기자

학생·부모·교사용 자료 체계적으로 개발·제공을
'소아청소년비만센터' 설립…비만줄이기사업단서 제안
'제주도민건강특별위원회' 도의회 내 설치 필요성도

제주 아이들의 비만문제에 대한 해결은 가정도 학교도 사회도 모두 함께 챙겨야할 책무다.

제주도교육청의 2015년 도내 초중고 8만여명의 학생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 관리대상인 과체중을 포함하면 비만율은 33.4%에 이른다. 다른 지역에서 비해 유독 제주가 비만문제라는 위기를 맞은 것은 사회적 안이함과 가정에서의 관심 부족, 그리고 입시 위주의 학교 운영에 따른 체육활동 부족 등에 기인한다.

경제적 급성장 속에 우리 아이들은 점점 병들어가고 있다. 돈보다는 건강이 소중함을 알면서도 실천하지 않는 제주사회는 머지않아 성장 원동력을 잃게 된다. 아이들이 건강한 제주를 만들기 위한 전향적인 사회적 변화가 요구된다.

제주아동비만줄이기사업단(제주시 제주보건소, 제주대학교병원)은 2015년 보고서에서 비만율을 낮추기 위한 제언을 한다. 우선 건강한 식습관, 운동습관, 생활습관과 마음의 습관을 잘 기를 수 있도록 가정과 학교, 사회와 전문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비만을 잘 관리하고 예방하기 위한 교육지침서를 학생, 부모, 교사용으로 개발해 부모 교육, 학생 교육의 기회가 체계적으로 제공돼야 할 것이란 제언이다. 비만 관리와 예방 수칙을 쉽고 간결하게 홍보하는 리플릿 제작도 필요하다. 보건소와 제주도청 유관부서의 제도적 지원도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장기적으로는 소아 청소년 비만센터가 있어야 이런 모든 일을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주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박형근교수팀은 최근'제주시 지역 일부 초등학교 비만아동의 간식 섭취 실태'연구논문을 통해 "가공식품·인스턴트식품과 대중매체의 잘못된 영양 정보로 인해 초등학생이 비(非)영양적인 기준으로 간식거리를 고르는 것이 문제"라며 "초등학생이 즐기는 간식은 과일을 제외하면 대부분 가공식품"이라고 우려했다.

행정에서의 역할은 더욱 강조된다. 청정한 제주의 이미지와 걸맞게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사회적 기반 조성에 좀 더 힘을 쏟아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현재 단순 지역별 보건소에서의 걷기운동 권장 만으로는 아이들의 비만 해소는 장담할 수 없다. 범도민 비만 해소 프로젝트를 만들어 대대적인 사회적 캠페인을 전개, 아이나 어른이나 모두 올바른 식습관과 운동습관을 만들어주는 노력이 시급하다. 이용중 아이건강 국민연대 상임대표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아동 등 제주도민의 비만과 관련해서 제주도의회 내부에 도민건강 특별위원회 설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비만 해결 못하면 제주의 미래도 없다

제주 부모 맞벌이 전국 최고 자녀 비만 문제와 직결

학교체육 활성화하고 바른 식생활·운동습관 길러야
제주남초 교내 인도 조성 계획 신성여중은 운동장 걷기 지도

▶가정·학교·제주사회가 챙겨야 할 과제=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지역의 맞벌이 가구 비율은 60.3%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서울의 40.1%와 비교한다면 20%p나 월등히 많다. 12만4000가구 가운데 7만5000가구가 맞벌이 가구로 전국 평균 44.9%에 견줘서도 제주는 부모 모두 생업전선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맞벌이 부부가 많아지면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점심시간 급식을 제외하고는 아침과 저녁은 집이나 편의점 등에서 간식이나 군것질로 채우고 있다. 맞벌이 부부가 많다는 것은 집에서 요리하는 시간도 전국에서 하위권에 머무는 것과 맞물린다.

제주 아이들의 비만 문제는 가정도, 학교도, 제주사회도 모두 책임을 갖고 해결해야할 의무다. 가장 먼저 가정에서 아이들이 올바른 식생활을 할 수 있도록 부모가 세심하게 보살펴야 한다. 집에서 쉽게 요기할 수 있는 열량이 높은 간식이나 편의점에서 인스턴트 음식에 무차별적으로 방치하면 안된다.

학교는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학교체육을 활성화하고, 현재 추진중인 걷기 캠페인 전개를 적극 권장하고 강화해야 한다. 자가용 등교를 최소화 하고, 대신 대중교통 이용이나 도보로 등·하굣길 걷기를 통해 아이들이 일상생활에서 운동을 통한 비만 예방에 나설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 아침 등교시간 등 짬짬이 운동을 할 수 있는 학교측의 시설 확충과 교육과정 편성 확대 등도 필요하다. 학교내 음식물 반입 등에 대한 규제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제주중앙여고가 학교 매점까지 폐쇄하며 아이들의 건강을 챙기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다. 학교장 재량이 돋보이는 성과로 모범 사례가 되고 있다.

행정의 역할 또한 중요하다. 위기 상황에 놓인 제주의 비만문제 해결을 위한 다각적인 정책 추진이 요구된다. 특히 아이들이 걸어서 안전하게 등·하교 할 수 있도록 인도 개설과 함께 학교 주변 자치경찰단의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내 불법 주·정차 단속이 선행돼야 한다. 인도 등 보행로를 점령한 불법차량으로 아이들이 도로로 내몰리며 안전을 위협받고 있다. 또한 인도 개설이 어려운 지역에 대해서는 교통안전시설 확충 등도 시급하게 이뤄져야 한다.

▶인도없는 학교 교내 인도 조성도 대안=제주지역 초등학교 33곳이 제대로 된 인도가 없다. 이에 따라 제주도가 일방통행이나 부지 확보를 통한 인도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주민들의 반대 입장과 함께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부지 매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인도 개설은 수년째 별다른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제주도의회는 제주도와 제주도교육청간의 부지 확보에 이견을 보임에 따라 가능하다면 학교측 부지 일부를 내놓고 인도를 개설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하지만 도교육청은 학교 고유의 부지를 도로나 인도로 내놓는 것은 안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처럼 부지 확보가 어려움에 따라 한가지 대안도 제시되고 있다. 인도가 없거나 인도 폭이 좁아 교행이 어려운 학교의 경우, 울타리에 붙여 학교 부지에 오솔길을 만들어 보행로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현재 제주남초가 통학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자, 차선책으로 북측에 출입구를 만들어 학생들의 도로 이동을 최소화해 안전하게 학교 내로 유도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제주남초 관계자는 "학교 북쪽에는 현재 인도가 없고 동쪽 역시 일방통행지역으로 제주시청에 의뢰해 인도 개설을 요구했지만 지역주민들의 반대로 답보 상태"라며 "이를 대신해 북쪽에 출입구를 만들 계획인데, 계단과 빗물 집수구 등으로 아이들의 안전문제가 있어 세심하게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일각에서는 학교 출입구를 만들면 교육환경보호구역상 200m 내 숙박업 운영 등에 제약을 받을 수 있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한편 신성여중은 학교통학버스를 운영하는 특성상 걸어서 등·하교가 어렵기 때문에 차에서 내린 후, 운동장 2바퀴 가량을 돌고 교실로 가도록 지도하고 있다. 도교육청이 추진하는 '혼디 걸으멍 Wa(와, Walk) Ba(바, Bab)'와 연계해 아이들의 비만 해소에 도움을 주기 위한 것으로 이 또한 등·하굣길 걷기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특별취재팀=강시영 선임기자, 백금탁·홍희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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