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우리가 마신 술이 누군가의 눈물일 수 있다

[열린마당]우리가 마신 술이 누군가의 눈물일 수 있다
  • 입력 : 2017. 07.19(수) 00:00
  • 편집부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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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잔, 두 잔. 술을 어설프게 마실 때 찾아오는 달콤한 유혹이 있다. "나는 얼마 마시지 않았으니 단속에 걸리지 않겠지", "다른 사람들도 다 하는데 나도 괜찮겠지"라는 음주운전의 유혹이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연도별로 지난 2011년 2만9571건에서 2013년 2만7344건, 2015년 2만5341건으로 감소 추세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하루 평균 수십 건의 음주운전 교통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음주운전자는 연 평균 25만명으로, 매년 음주운전 교통사고 사망자는 무려 700여명에 이른다. 전체 교통사고에서 음주운전 사고가 차지하는 비율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음주상태에서 운전을 하면 이성적 사고력 저하와 순간적인 주의 판단력이 떨어져 대형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혈중 알코올 농도 0.05%인 현행 기준은 지난 1962년 정해진 뒤 56년째 그대로 유지돼 왔다. 개인차가 있지만 소주 1∼2잔을 마시고 운전해도 단속에 걸리지 않는 정도이다. 이 때문에 술을 몇 잔 정도는 문제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이에 따라 최근 정부는 2017년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3000명대로 줄이기 위한 관계기관 합동 교통사고 사상자 줄이기 종합대책 일환으로 혈중 알코올 농도 0.05% 이상인 현행 음주운전 처벌기준을 0.03% 이상으로 강화하기로 했다. 제주특별자치도 자치경찰단에서도 2015년도 음주운전 단속권한을 부여받으면서 도로위의 시한폭탄으로 지탄받고 있는 음주운전을 뿌리 뽑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는 흔히 술 한 잔에 이야기와 추억을 담는다고 한다. 온 국민을 공분에 빠뜨렸던 '크림빵 아빠 사건'처럼 소주 한잔, 술 한 잔의 무게는 불과 몇그램 수준이지만 그 한 잔에 누군가의 미래가 담겨있을 수 있다. 음주운전 처벌기준 강화, 단속 강화보다 우리들의 인식변화야말로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고 줄이기의 첫걸음이다.

<조성인 자치경찰단 서귀포지역경찰대 경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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