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종식 국면 AI… 제주도 대응은 허점투성이

[사설]종식 국면 AI… 제주도 대응은 허점투성이
  • 입력 : 2017. 07.04(화) 00:00
  • 이윤형 기자 yh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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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방역체계뿐 아니라 제주도의 보고체계 또한 심각한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제주도는 AI 감염 의심사례 발생에 따른 살처분이 지난달 7일 마지막으로 이뤄진 후 추가 의심축이 발생하지 않으면서 오는 6일까지 추가 발생이 없을 경우 종식 수순을 밟게 된다. 제주도로서는 더 이상 확산을 막고 종식 국면에 들어간다는 점에서 다행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제주도 방역당국의 AI 대응은 막판까지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 AI 바이러스에 오염 가능성이 있는 닭 700여 마리가 식용 닭고기로 도축돼 유통된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음에도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안일한 대응으로 일관한 것은 문제다. 제주도는 고병원성 AI 감염 오골계를 실은 차량이 폐계 운반과정에서 이용된 사실을 지난 달 22일 처음 인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앞서 해당 농장에 대한 살처분을 진행했지만 이런 사실은 전혀 알지 못했다. 여기에는 폐계 900여 마리가 실려 있었고, 이중 700여 마리는 이미 유통됐다.

더욱 우려스런 것은 이후의 대응이다. 제주도는 도민사회와 농림부에도 알리지 않았다. AI는 신속한 신고를 통한 적절한 조치가 확산을 방지하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허술한 대응은 납득하기 어렵다. "나중에 보고할 계획이었다"는 식의 답변은 한마디로 어처구니 없다. 게다가 "폐계가 차량에 실려있던 시간도 짧아 AI에 오염될 가능성도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니 한심한 인식이 아닐 수 없다. 제주도는 AI 감염 우려 닭 700여 마리의 정확한 유통경로를 찾기 위한 시도도 하지 않았다.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이나 다름없는 처사다.

AI 대응이 이런 식이라면 제주도가 최근 밝힌대로 앞으로 국경 검역 수준의 독자적 방역체계를 구축한다고 해도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도민뿐 아니라 일선농가의 협조를 이끌어내는 것도 어려워진다. 이번 일을 결코 가벼이 넘길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제주도는 AI가 종식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이번 일을 유야무야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보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경위 등을 면밀히 파악하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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