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이름뿐인 탐라문화광장 활용계획 서둘라

[사설]이름뿐인 탐라문화광장 활용계획 서둘라
  • 입력 : 2017. 06.30(금) 00:00
  • 이윤형 기자 yh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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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정이 침체된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야심차게 추진한 탐라문화광장 조성사업이 우려를 낳고 있다. 이 사업은 지난 2011년 타당성 조사를 시작으로 그동안 국비와 지방비 등 모두 565억 원을 투입, 올해 3월 기반시설을 마무리했다. 조만간 정식 개장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기대만큼 호응을 얻지 못하는데다 활용방안 등 후속계획도 오리무중인 상태다.

이 사업은 애초부터 탐라문화를 전면에 내세웠으면서도 정작 탐라문화와는 거리가 먼 토목공사 위주로 진행된 것이 문제다. 추진 사업만 봐도 짐작할 수 있다. 광장 3곳(탐라, 북수구, 산포)과 산짓물공원, 총 122대 규모 지하주차장 2곳, 수경분수 사업 및 판석포장 등 보행환경 개선, 하천 복원이 중심이었다. 광장을 조성하고 산지천 주변에 민간자본을 유치 세계음식점, 전통음식테마거리, 관광노점 등을 조성해 국내외 관광객을 끌어들인다는 취지다. 하지만 이는 너무 협소하고 안일한 생각이다.

산지천은 탐라 이래 근현대까지 제주 역사를 관통하는 공간이다. 주변으로 많은 역사문화자원과 현장이 자리한데다, 실핏줄처럼 옛길이 남아있다. 탐라문화광장은 이러한 역사문화적 요소와 다양한 콘텐츠 등을 담아내고, 이를 관광활성화와 연계시키는데 계획의우선순위를 두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그럼에도 추진과정에서 제주도는 이를 도외시했다. 탐라문화광장에 세계음식점 조성 등 계획이 공감을 얻기가 힘든 것도 이런 이유다. 역사학계와 전문가들이 그동안 수차례 지적했던 바다. 지금까지 민간 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이는 현실이 됐다. 지금대로라면 앞으로도 민간투자는 기대하기 어렵다. 새 판을 짜야 한다는 얘기다.

더 큰 문제는 준공 이후에도 어떻게 활로를 모색해나갈지 갈피를 못잡고 있다는 점이다. 시설을 해놓고 거꾸로 이제야 활용방안을 모색하는 행정이 참으로 답답하다. 관주도 사업의 한계가 보이는 것이다. 수백 억 원이 투입된 탐라문화광장이 이름뿐인 공간으로 전락한다면 그 책임은 전적으로 제주도정에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효율적인 관리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과제다. 원희룡 도정은 지역주민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미흡한 점을 보완하면서 탐라문화광장 활성화를 위한 밑그림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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