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문오름 국제트레킹 10년 제주섬에 새로운 트레킹문화 '기틀'

거문오름 국제트레킹 10년 제주섬에 새로운 트레킹문화 '기틀'
  • 입력 : 2017. 06.30(금) 00:00
  • 강시영 기자 syka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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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고 끝에 2008년 첫선 자연탐방문화 개척
태극길·용암길 이어 진물길 코스로 다변화

각계 참여·후원… 생태관광 10대 모델 선정

세계자연유산인 거문오름(제주시 조천읍 선흘2리)은 다양한 용암지형과 독특한 식생으로 명성이 높다. 벵뒤굴·만장굴·김녕굴·용천동굴·당처물동굴 등 거문오름용암동굴계의 동굴을 생성한 모태이기도 하다. 이 뿐이 아니다. 숯가마터·일본군 갱도진지 등 역사 문화가 고스란히 남아있어 지질·생태·역사문화 탐방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세계자연유산 거문오름 국제트레킹은 우리나라 최초의 세계자연유산과 트레킹을 소재로 시도된 새로운 이벤트다. 트레킹은 걷는 탐방문화의 한 형태다. 일반적으로 가벼운 베낭을 메고 산이나 들판을 걸으며 자연을 감상하는 여행을 뜻한다. 거문오름 국제트레킹은 2008년 7월 우리나라 최초의 세계자연유산 등재 1주년을 기념해 첫 선을 보였다. 올해로 10회째를 맞는다.

거문오름 국제트레킹의 탄생은 제주도의 아름다운 자연을 국내외에 널리 알리는 새로운 개념의 자연탐방문화를 개척하고 유산지구 마을의 활성화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볼거리 위주의 제주관광패턴을 제주의 자연환경을 소재로 한, 체험중심의 새로운 관광인프라 개발이라는 의미도 담겨져 있다. 이런 체험형 상품을 통해 제주 도민은 물론 많은 사람들이 제주 세계자연유산의 가치를 피부로 느끼고 보존 의식도 더욱 확산시켜 나가는 기회로 삼고자 했다.

거문오름 국제트레킹은 세계자연유산 등재 직후인 2007년 하반기 전문가 합동 자원조사를 시작으로 약 1년간에 걸친 산고끝에 탄생했다. 자원조사에는 세계유산본부와 지질·생태 전문가, 제주산악연맹, 한라일보 등이 참여했다. 트레킹 코스는 화산섬 제주의 매력을 최대한 만끽할 수 있게 하면서도 유산지구 자연성을 유지시키기 위해 정비 대상과 규모, 그리고 탐방객들의 이동 동선을 최소화하는데도 초점이 맞춰졌다. 거문오름 정상, 곶자왈, 용암협곡, 갱도진지, 숯가마터, 식생 군락지, 삼나무 숲, 함몰구, 벵뒤굴, 다원 등 트레킹 코스는 이런 과정을 통해 탄생한 것이다. 코스는 태극길과 용암길로 명명됐다.

제주도가 주최하고 거문오름국제트레킹위원회 주관으로 관광공사, 관광협회, 조천읍이장단협의회 및 주민자치위원회, 유산지구마을협의회, 선흘2리, 한라일보사, 해설사팀 등 많은 기관·단체와 자원봉사자들이 미완의 트레킹을 성공축제로 이끌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문화재청도 트레킹을 후원하고 있다.

거문오름 국제트레킹은 도민에게는 가슴뿌듯한 자긍심을, 국내외 관광객들에게는 지금까지 제주에서 느껴보지 못한 '특별한 체험'을 선사했다. 가족단위는 물론 오름동호회, 각급 기관·단체, 국내외 관광객들이 세계자연유산의 파노라마 앞에서 넋을 잃을 정도였다. 국제기구와 국내외 명사들의 방문이 이어졌다. 우연히 찾았던 탐방객들의 입소문이 번져 나갔으며 두번, 세번씩 재탐방도 끊이지 않았다. 지난 2009년 환경부 선정 '전국 생태탐방명소 20선'에 뽑힌데 이어 2010년에는 '한국형 생태관광 10대 모델'로 선정되기도 했다.

거문오름 정상에서 펼쳐지는 오름 풍광, 분화구안의 갱도진지, 숯가마터, 함몰구, 미소 식생군락 등은 생태역사문화공간으로서의 오름의 다양성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얼음골인 '풍혈지대'는 무더위가 극심한 한여름 탐방객들의 인기를 독차지했다.

거문오름 국제트레킹은 탐방로 정비와 코스의 다변화 등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2013년 세계유산센터 개관과 함께 특설무대와 탐방안내센터도 옮겼다. 올해에는 신규코스로 6㎞ '진물길'이 선보인다. 거문오름 탐방은 국제트레킹 기간 외에는 완전 사전예약제 시스템을 도입해 예약문화를 선도해 왔다. 10회째를 맞은 올해 트레킹은 1일부터 10일간 일정으로 열린다. 거문오름 국제트레킹으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강시영 선임기자

[거문오름 트레킹 이야기]

'진물길' 첫선… 볼거리·즐길거리 풍성


녹음이 짙어지는 여름, '세계자연유산 거문오름 국제트레킹'이 어김 없이 찾아왔다. 올해로 10회째를 맞는 만큼 거문오름과의 만남이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

행사 때면 거문오름은 보다 많은 모습을 내어준다. 평소에도 탐방할 수 있는 태극길 외에도 색다른 코스로 사람들을 맞는다. 올해는 '진물길' 코스가 새롭게 선보여 볼거리를 더한다.

태극길은 거문오름을 가까이에서 들여다보는 코스다. 분화구 내부와 정상부의 능선을 오갈 수 있도록 짜였다. 전체 코스(10㎞)를 돌아보는 데 약 3시간 30분이 걸리는데 정상(1.8㎞, 1시간) 또는 분화구(5.5㎞, 2시간 30분), 능선(5㎞, 2시간) 코스로 선택해 탐방할 수 있다.

세계자연유산 거문오름 국제트레킹 행사장에는 다양한 체험행사 를 비롯 볼거리, 즐길거리가 가득하다. 사진=한라일보 DB

일 년에 한 번, 행사 기간에만 열리는 용암길은 거문오름에서 분출된 용암이 흘러간 길을 따라 만들어진 코스다. 세계자연유산센터 탐방안내소에서 시작해 거문오름 정상을 찍고 벵뒤굴(동굴 미개방), 웃밤오름, 다희연으로 이어진다. 총 길이는 5㎞이며, 소요 시간은 3시간이다.

올해 첫 선을 보이는 진물길은 약 6㎞로, 3시간 30분이 소요된다. 용암길처럼 탐방안내소에서 시작해 거문오름 정상을 거치고 용암길 입구, 벵뒤굴로 향하지만 최종 목적지는 흐린내생태공원이다.

행사 기간에는 사전 예약 없이 거문오름을 무료로 탐방할 수 있다. 탐방 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1시까지로 제한되며, 반드시 탐방안내소를 방문해 출입증을 받아야 한다. 순환버스는 용암길과 진물길이 끝나는 다희연과 흐린내생태공원을 지나 옛 탐방안내소(선흘2리노인회관 인근)까지 운영한다. 시간은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이며 평일에는 30분, 주말에는 20분 간격이다.

세계자연유산 등재 10주년을 기념해 올해 행사는 더 풍성히 채워졌다. 개막식인 7월 1일에는 세계자연유산 등재 10주년을 축하하는 여성타악그룹 '도'의 축하공연을 시작으로 가수 김은경의 특별 공연, 거문오름 풍물단의 민속 공연이 흥을 돋우고 한라산 작가 '채기선' 초대전이 문을 연다. 이어 2일에는 방송인 허수경의 토크콘서트 등이 색다른 추억을 선사하고, 8~9일에는 아카펠라 그룹 '메이트리'(MAYTRE)와 제주 '띠앗' 합창단 등을 만날 수 있다. 행사장에는 세계자연유산지구 음식 홍보, 천연염색 체험, 친환경 목공체험 등의 체험 부스도 운영된다.

김지은 기자 jieu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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