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땅마다 지어대더니…제주 미분양 1000세대 육박

빈 땅마다 지어대더니…제주 미분양 1000세대 육박
준공후 미분양도 294세대로 올들어 계속 증가세
준공주택 월 1500세대 가까이 쏟아지면서 우려감
  • 입력 : 2017. 06.27(화) 13:21
  • 문미숙기자 ms@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주인을 찾지 못한 제주지역 미분양 주택이 1000세대를 바라보고 있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후 미분양도 갈수록 증가폭을 키우고 있다. 게다가 주택경기가 한창 활황일 때 인·허가를 받거나 착공한 주택이 최근 속속 준공해 시장에 쏟아지면서 '미분양 대란'이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이 확대되고 있다.

 2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5월말 기준 도내 미분양 주택은 971세대로 집계됐다. 전달보다 57세대 늘어난 규모로, 2013년 4월(983세대) 이후 49개월만에 최고치다. 이는 주택법상 지방자치단체에 사업계획승인을 받아야 하는 30세대 이상 주택에 한해 파악된 물량으로, 건축허가만 받으면 되는 30세대 미만의 소규모주택 건설이 읍면 지역에서도 활발하게 이뤄진 점을 감안하면 실제 미분양주택은 1000세대를 훨씬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15일 열린 제주도의회 회의에서도 하민철 환경도시위원장은 "30세대 미만의 소규모 주택까지 포함하면 미분양은 현재 파악된 물량의 3배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미분양 대란이 일어나기 전에 소규모 주택을 조사해 제주도가 매입에 나서는 등 적극 대처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악성 미분양인 준공후 미분양은 5월말 기준 294세대로 전달보다 89세대 증가했다. 2014년 6월(318세대) 이후 가장 많은 물량이다.

 도내 주택시장은 2014년 이후 줄곧 전국 최고 상승률을 보여오다 최근 몇 달 사이 장기간 상승에 따른 조정과 대출 규제 등 등 여러 요인으로 상승세가 둔화되면서 관망세도 뚜렷해져 미분양이 늘어나고 있는데 엎친데 덮친 격으로 준공주택도 계속 쏟아지고 있다. 짓기만 하면 분양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던 주택시장 호황기에 동 지역 빈땅과 읍면지역에서도 소규모주택 건설이 속속 이뤄진 탓으로, 머잖아 미분양 대란이 현실화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최근 일부 건설업체는 미분양 해소를 위해 가격을 소폭 내려 수요층을 자극하고 있지만 시장 분위기는 '제주 집값이 너무 비싸다'는 반응이다.

 올들어서도 준공 주택은 한 달에 1500세대 가까이 쏟아지고 있다. 5월까지 준공주택은 7077세대로 작년 같은기간(5767세대)보다 22.7% 증가했다.

 도내 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제주지역 주택가격이 한창 상승세를 타고, 제주로 이주하는 인구도 늘면서 주택수요가 꾸준할 때 인·허가를 받거나 착공한 주택들 중에 올해 준공을 기다리는 물량이 상당하다는데 주택거래는 거의 끊기다시피 한 상태"라고 밝혔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7326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