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문화가 이슈&현장]문예회관 전시실 활성화 방안 없나

[제주문화가 이슈&현장]문예회관 전시실 활성화 방안 없나
  • 입력 : 2017. 06.27(화) 00:0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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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움과 채움은 어디에… 문예회관 맥빠진 기획전
56명 참여 제주 중견작가 초청전 작품 나열 그쳐
3개 전시실 확대에 맞춰 기획전 준비 내실화 필요
외부인력 활용 방안 등 연륜 맞는 깊이 보여줘야


지난 22일 제주도문예회관. 제주 '중견 작가'들의 작품이 1~2전시실을 꽉 채우고 있었다. 제주의 대표적 문화공간인 문예회관을 운영·관리하는 제주도문화예술진흥원이 '제주 중견작가 초청전'을 마련한 거였다.

이번 전시엔 다른 지역에서 활동하는 제주출신 작가까지 포함 한국화, 서양화, 판화, 조각, 공예 등 1인 1점씩 56점이 나왔다. 모처럼 제주가 배출한 '중견'들의 활약상을 만날 수 있는 기회였지만 아쉬움이 컸다. 단순히 중견 작가들의 작품을 늘어놓았을 뿐 사실상 '기획'이 없는 전시였다.

▶미술단체 소속 안된 중견은 제외='중견'은 '어떤 집단에서 오랜 경험으로 영향력이 있거나 중심이 되는 사람'을 뜻한다. 제주도가 중견 작가를 초청한 만큼 관람객들은 미술계의 흐름을 살피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주최측은 운영위원회 자문을 토대로 50~69세 연령대 미술인을 초청한다는 '원칙'을 정하고 제주미술협회, 탐라미술인협회, 한라미술인협회 등 8개 미술단체를 통해 작가를 추천받았다. 이 과정에서 총 129명이 추천됐고 그중 절반 가량을 대상자로 가려냈다.

초청전은 '비움과 채움'이란 이름을 붙였지만 해당 주제와 출품작의 상관 관계를 읽어내긴 어려웠다. 단체에 소속되지 않는 중견 작가는 전시에서 빠진 문제점도 드러났다.

이번 일은 1988년 문예회관 개관 때부터 전시실을 운영해오고 있는데도 학예사 등 전문 인력이 없는 현실에서 비롯됐다. 도문화진흥원이 초청전에 들인 비용은 여느 미술관 전시에 비하면 미미한 편이나 상징성은 크다.

▶미술품도 205점 소장했는데…=26일 서귀포 예술의전당. 제주대 등 한국과 중국 5개 대학 교수진이 중심이 된 한·중 국제 젊은 모색전이 열리고 있었다. '자연과 도시의 체험된 진경'을 내용으로 도시의 안과 밖, 작은 골목길 등을 담은 작품이 펼쳐졌다.

이번 전시는 지역 작가 창작지원을 위한 서귀포 우수작품전으로 기획됐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행사로 지역성에 기반한 전시로 이끌려는 노력이 엿보였다.

3년전 문을 연 서귀포 예술의전당은 개관 초부터 기획전을 열때 외부 전문인력을 활용하거나 전시에 맞춰 별도의 자문단을 운영해왔다. 서귀포시에서 관리하는 공립미술관 학예 인력에게 자문을 받는 경우도 있다.

도문화진흥원은 이같은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당장 전문 인력 배치가 어렵다면 전시 성격에 맞게 외부 인력을 활용하는 방안이다.

도문화진흥원은 조만간 문예회관 전시실을 하나 더 짓는다. 3전시실 공사에 따라 오는 7월 1일부터 12월말까지는 1전시실 문을 닫는다. 205점의 미술품을 소장하고 있고 전시실을 3개나 갖게 되는 도문화진흥원 문예회관이 연륜에 맞는 깊이를 보여줘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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