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더께 입은 나무 위 '삼무일기'

세월의 더께 입은 나무 위 '삼무일기'
갤러리카페 전농로의 오후서
내달 1일까지 강부언 개인전
  • 입력 : 2017. 06.26(월) 13:27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나무 위에 제주섬의 자연이 내려앉았다. 제주시 갤러리카페 '전농로의 오후'의 또다른 풍경을 그려내고 있는 강부언 작가의 작품들이다.

지난 3일부터 시작돼 내달 1일까지 약 한달간 이어지는 이번 개인전엔 나무를 캔버스 삼은 '삼무일기(三無日記)' 연작이 펼쳐지고 있다. 최근 작가가 붙들고 있는 '삼무일기'는 제주에 살며 느껴지는 그날 그날의 상을 일기처럼 그림에 담는다는 의미다.

작가는 도둑, 거지, 대문이 없다는 뜻의 삼무가 변화무쌍한 자연환경 안에서 살아온 제주도 사람들의 강한 자생력과 그것을 아우르는 사회적 포용성을 상징한다고 본다. 자연은 말 그대로 '스스로 그러하다'. 강 작가는 사람의 손길 없이도 스스로 그러한 채 생명력을 이어오고 있는 오름, 바다, 밭담, 물새 등을 자연에서 얻은 재료인 나무 위에 표현했다. 세월의 더께를 입은 바람부는 나뭇결이 제주사람과 함께해온 제주 자연의 색감을 빚는다.

나무는 이번 작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작가는 작업실에 무심히 놓인 나무와 오랜 기간 '대화'하는 과정을 거쳤다. 햇빛과 그늘에 말리고 먹을 입힌 뒤 비로소 그 위에 자연을 올려놓았다.

그는 "30년 이상 제주의 오름을 그려오며 자연이 곧 삶이라 생각하고 살아왔다"며 "있는 그대로의 느낌을 작품에 반영하려 했다"고 말했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8451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