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900m 고지 '재선충' 뚫렸다

한라산 900m 고지 '재선충' 뚫렸다
도자연유산본부, 한라산 어리목 입구 소나무서 최종 확인
제주도, 산림청 등과 긴급대책 열어 방제헬기 지원 등 논의
  • 입력 : 2017. 06.21(수) 11:39
  • 양영전 기자 yj@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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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재선충병'이 한라산 국립공원 내 900m 고지까지 침투했다.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는 한라산 어리목 입구 도로변 소나무 1그루(해발 900m)와 고랭지 시험포 입구 소나무 2그루(해발 730m)가 재선충병에 걸린 것으로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지난 2015년 한라산 국립공원 내 소나무에 예방 나무주사를 투입할 때도 해발 700m까지만 진행하는 등 이 이상 지역은 '재선충 안전지대'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번에 재선충이 고지대까지 퍼진 것으로 드러나면서 관계 당국은 재선충 방제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한라산 국립공원 내 1000m 고지 이내도 재선충으로부터 안전하지 않음은 물론 공원 전체로 확산할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번에 발견된 3그루의 재선충 감염목은 강원도 정선 기우산(해발 850m)에서 재선충이 발생했다는 정보를 입수해, 제주도가 5월22일부터 6월12일까지 고사지 전체에 대한 정밀 조사를 진행하면서 확인됐다.

 재선충 의심목 고사지 시료를 채취해 검사한 결과, 3그루의 재선충병 감염목을 확인한 것이다.

 제주도가 발생 원인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해발 730m 지점에서 확인한 감염목 2그루의 경우, 지난해 재선충 감염목이 발생한 어승생 제2수원지 부근(해발 683m)에서 약 400m 떨어져 있어 자연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

 해발 900m에서 발견된 1그루는 어승생 제2수원지 부근으로부터 직선거리로 약 2㎞ 이상 떨어져 있어 자연적 확산보다는 차량 등에 의해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재선충 감염목 발생 지역.

이에 따라 제주도는 지난 20일 행정부지사 주재로 산림청, 환경보전국, 세계유산본부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중앙 부처 예산 확보 방안, 예찰 및 고사목 검안, 방제 헬기 지원 등을 논의했다.

 국립산림과학원과 제주도 한라산연구부는 재선충의 유입·확산 경로 등을 근본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역학 조사를 시행, 정밀 예방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아울러 도는 월 1회 산림청 정밀 예찰 헬기를 통해 고사목 발생 추이를 모니터링하고, 한라산 1000m 고지까지 예방 나무주사를 놓기로 했다.

 김홍두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장은 "중앙 부처와 전문가 집단 등과 머리를 맞대 한라산 소나무림을 보존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고, 고지대 소나무재선충병 확산 방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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