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노인 요양시설 '수급불균형' 우려

제주 노인 요양시설 '수급불균형' 우려
일부 인기 있는 시설에 대기자 대거 몰려
종교·지리·시설 환경적 요인이 가장 커
제주시 요양시설 절반 이상은 정원 미달
  • 입력 : 2017. 06.19(월) 17:26
  •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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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오라동의 한 노인요양시설을 대중교통으로 찾아가려면 단단히 마음을 먹어야 한다. 버스 정류장에서 하차해도 30분 정도를 걸어야 도착할 정도로 방문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나마 버스도 뜸하다. 이 요양시설은 5월말 기준 입소 정원이 41명 모자란 상태로 운영되고 있다. 이 때문에 시설 측은 제주시에 입소자를 유도해달라는 요청까지 했다.

 반면 제주시 아라동에 위치한 노인요양시설은 병상이 없어 입소하려면 짧게는 몇 달에서 길게는 1년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 이에 해당 요양시설은 20실 규모의 요양시설을 내년에 추가로 증축할 계획이다. 이 요양시설 관계자는 "병상이 생겨 대기자에게 연락을 취하면 장시간 기다리지 못해 다른 시설로 들어가거나, 이미 돌아가신 경우가 부지기수"라고 말했다.

 제주지역 노인요양시설 이용자가 특정 시설에만 몰리는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수급불균형이 야기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9일 제주시에 따르면 5월말 관내 노인요양시설 45곳의 병상은 총 2391개이며, 이중 88.9%인 2126개의 병상이 찬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자로 등록된 노인은 98명으로 만약 이들이 지역을 따지지 않고 입소한다면 현재 2391개의 병상만으로 충분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즉 노인시설 자체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실제 모든 병상이 다 찬 요양시설은 20곳(44.4%)에 불과했다.

 제주시는 이러한 수급불균형 현상을 입소자의 종교·지리·시설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발생된 것으로 보고 있다. 노인요양시설 45곳 중 시설이 좋다고 소문나거나, 종교시설로 등록돼 있는 3곳의 요양시설 대기자가 총 대기인원의 절반이 넘는 50여명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제주시 관계자는 "대기자 98명 중 78명이 입소 정원이 초과된 요양시설로 들어가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 요양시설 증축과 요양보호사의 근무환경개선, 병상이 남는 요양시설로 유도하는 등의 조치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제주도 관계자는 "지난 5월 개소한 사회복지창의센터에서 제주도내 노인요양시설에 대한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오는 11월 결과가 나오는 대로 개선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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