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관심 필요한 전쟁유산의 평화관광상품 활용

[사설]관심 필요한 전쟁유산의 평화관광상품 활용
  • 입력 : 2017. 05.29(월) 00:00
  • 이윤형 기자 yh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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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 남아있는 아픈 전쟁유산을 소재로 한 다크 투어리즘(역사교훈여행) 상품 개발 필요성은 진작부터 제기돼왔다. 자연 경관 위주의 편중된 관광패턴에서 벗어나고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을 통해 제주의 속살을 느끼도록 하자는 의미에서다. 제주지역에는 다크 투어리즘으로 활용할만한 역사인문자원이 다양하게 남아있다. 태평양전쟁기의 군사유산과 제주4·3 관련 유적 등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가려진 제주의 아픈 역사를 상징하는 현장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크 투어리즘 활성화에 대한 제주도나 관광업계의 관심은 미미했던 것이 사실이다.

지난 25일 열린 제주관광학회 2017국제학술대회에서도 이 문제가 제기됐다. 무엇보다 일본인 학자가 주제발표를 통해 제주도에서 일본군에 의해 초래된 부정적인 문화유산에 대해 인식하지 못하는 일본인이 많다며, 진정성 있는 국제관광 교류 증진을 위해서 이를 평화관광 테마로 활용해 나갈 필요성을 제시 눈길을 끌었다. 특히 일본군이 조성한 동굴진지 등 부정적 문화유산에 대해 평화관광의 소재로 활용도가 높다고 보았다. 그러면서 일본인뿐만 아니라 고교생들의 수학여행을 평화관광으로 확대 실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제주도나 관광업계로선 이같은 지적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보다 적극적으로 관련 상품을 개발하는 등 관심을 보이라는 얘기다.

태평양전쟁기 일제가 제주도에 남긴 전쟁 유산은 제주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한반도는 물론 중국, 일본, 미국과 관련돼 있다. 특히 알뜨르비행장 일대에 남겨진 군사유산은 규모와 다양성 면에서 세계적 가치와 중요성을 지닌다. 일제의 침략으로 인한 한·중·일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부딪쳤던 현장이라는 점에서 다크 투어리즘 필요성이 크게 부각되는 곳이다. 제주도와 관광업계 등만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손을 놓고 있을 따름이다. 활용되지 못한 채 거의 대부분 사장되다시피 하고 있다. 정부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위기를 겪는 제주관광에 있어서 관광시장 다변화 등 체질개선은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는데 소홀히 해서는 제주관광 경쟁력 강화도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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