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시선]THAAD 위기 이후에도 질적관광 지속 강화해야

[현장시선]THAAD 위기 이후에도 질적관광 지속 강화해야
  • 입력 : 2017. 05.26(금) 00:00
  • 최갑열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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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년간 제주는 태풍 나리, 신종플루, 독도 영유권 분쟁,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 등 통제할 수 없는 환경변수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모든 유관기관이 협심해 슬기롭게 대처해왔다. 하지만 올해 관광위기는 다른 양상이다. 지난해 7월부터 추진된 사드(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THAAD)로 작년 하반기 중국에서는 한류방송제한, 저가 관광상품 판매금지 등 보복이 감지됐고, 올해 3월 15일부터는 한국 여행상품 판매가 전면 중단됐다. 이로 인해 제주는 물론 한국 관광, 유통, 금융 등 산업 전체가 큰 타격을 입었다. 전염병이나 천재지변에 의한 피해는 일정 기간 지나면 회복되는 패턴을 보였으나, 독도분쟁이나 금번의 사드처럼 정치·외교 갈등은 반일, 반중, 반한 등 국민 정서에도 영향을 준다. 실제로 그 영향은 측정할 수 없을 정도로 막대하다.

이러한 환경변화 속에서도 제주관광은 무한한 잠재력을 키워가며 자생력을 한층 더 갖게됐다. 제주관광의 저력은 국내외 관계자들로부터 인정받고 있다. 해외 여러 국가에서 제주의 관광위기 극복 능력을 극찬하고 있다. 또 작년부터 본격 추진된 질적관광정책에 동참하겠다는 의지와 자국 여행객의 제주여행 만족도를 위해 다양한 상품개발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줬다.

이러한 맥락에서 필자는 사드 이후 제주관광이 어떤 방향에 집중해야 할 지 강조하고자 한다. 결론은 질적관광의 계속 추진이다. 질적관광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브랜드 마케팅과 연결되는데 해외에서 바라보는 제주의 이미지는 향후 제주관광의 지속가능성과 직결되며, 외국인이 해외여행 목적지를 선택할 때 제주를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다. 제주관광이 가지는 브랜드 가치다.

국내·외 업계에서 바라보는 제주에 대한 기대와 호응을 바탕으로 우리는 사드위기 이후에도 질적관광을 계속 강화해야 한다. 과도한 송객 수수료로 하는 대량관광으로의 회귀는 제주관광의 미래와 이미지를 위해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 물론 관광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저가상품에서부터 초호화상품까지 다양한 상품구성으로 여러 계층의 소비자를 공략해야 한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을 희망하는 구매자와 명품 애호가가 있듯이 관광에도 다양한 수요층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필자는 다양한 수요층을 유치함에 있어 대량관광은 도민사회나 관광객 모두가 원치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간 도민사회는 대량관광에 따른 교통체증, 북적대는 인파, 특정업계 중심의 이익창출, 환경훼손 등 불만을 토로해왔고 2016년 제주를 방문한 내·외국인 관광객 만족도와 체류일수 모두 2015년보다 하락했기 때문이다. 또한 송객수수료 중심의 저가관광은 과거 80~90년대처럼 제주가 종속관계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 악순환 구조로 이어질 것이고, 이는 제주관광에 가장 큰 위협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제주는 타 경쟁국가에 앞서기 위해서라도 서로 상생하고 공존하는 동등한 관계를 유지하고 이를 통해 관광객에게 만족을, 업계는 이익 창출을, 도민사회에는 일자리 창출 등 선순환 효과를 제시해야 한다.

최근 중국이나 국내 언론기사를 보면 사드에 따른 관광위기 회복 조짐을 조심스럽게 예측할 수 있다. 우리에게는 가장 중요한 시기다. 예전으로 회귀할 것이냐? 아니면 이번 위기를 기회로 잡고 한 발 더 나아갈 것이냐?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제주를 주시하고 있다. 무엇보다 도민사회가 바라고 있는 만큼 관광인 모두가 한데 뭉쳐서 지혜롭게 제주의 미래를, 제주의 생명산업인 관광산업을 이끌어가야 할 것이다.

<최갑열 제주관광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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