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끈 눈감고 싶은 섬의 풍경이어라

질끈 눈감고 싶은 섬의 풍경이어라
갤러리노리 최석운씨 초대전
  • 입력 : 2017. 05.25(목) 00:0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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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운의 '꿈꾸는 바다’.

동화같은 화면에 고단한 현실
27일엔 日 야마다 세츠코 춤

아이 같은 그림, 일부러 못그림 그림, 최대한 못그리려 노력한 그림. 평론가 김성호는 최석운의 작품을 그렇게 평한 일이 있다. 제주시 한경면 저지문화예술인마을 갤러리노리가 우리 사는 이야기를 동화같은 화면 안에 풀어내는 최석운 초대전을 열고 있다.

전시장에 나온 작품은 20여점. 바다로 둘러싸인 제주 이야기를 불러온 작품들이 눈에 띈다. '세한도에 대하여', '비양도가 있는 바다', '꿈꾸는 바다' 등 그의 근작엔 야트막하고 소박했던 섬의 풍경을 잃어가고 있는 이즈음 제주 현실이 해학적으로 담겼다.

어린이 같은 어눌한 화법은 작가가 부러 택한 방식일지 모른다. 질끈 눈을 감고 싶은 이 사회의 얼굴과 마주할 때 살벌하게 핏대를 올리기보다 담담하고 조용하게, 때로는 실실 웃으며 캔버스에 대상을 비춘다. 그래서 그의 그림을 보면 저절로 웃음을 짓게 되면서도 가슴 한켠이 무거워진다.

전시는 오는 6월 7일까지 계속된다. 이 기간 갤러리에선 일본의 현대무용가 야마다 세츠코씨의 공연이 진행된다. '유랑'이란 이름으로 이달 27일 오후 3시부터 펼쳐지는 공연은 이병훈씨가 연출하고 첼리스트 문지윤씨가 연주를 맡는다. 문의 772-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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