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제주관광, 사드로 '환골탈태' 해야

[열린마당]제주관광, 사드로 '환골탈태' 해야
  • 입력 : 2017. 05.24(수) 00:00
  • 강영순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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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현지 여행사들, 한국관광 재개 준비 들어갔다", "中 '금한령' 완화 조짐…훈풍 감도는 한국 여행업계", "한-중 관계 '해빙 모드'에 중국인 관광객 몰려온다", "中 금한령 해제 기류… 7월께 유커관광 회복 기대", "태국 가려던 유커 4000명, '한국 가겠다'"

최근 며칠 국내 언론에서 중국 관광객의 한국 방문 재개 분위기에 대해 보도한 기사의 제목들이다. 사드(THAAD)로 인해 얼어붙었던 한·중 관계가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 이후 급속히 완화되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사실 제주도 관광업계는 사드 이후 직격탄을 맞았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진행된 봄 여행주간에서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4만43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7만900명)보다 74% 급감했으며, 사드 이후 제주-중국 항공노선 중 344개가 중단됐고 아직까지 운항이 재개되지 않고 있다.

물론 사드와 관련해 외교적으로 풀어나가야 할 문제가 적지 않고 제주 관광업계가 사드 이전으로 회복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함께 '여전히 더 두고 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하고 있지만, 그래도 최근 한·중 관계 개선 움직임은 반길 만한 소식이다. 그래서 도내 중국어 관광통역안내사들도 그간 마음고생을 조금씩 떨치고 얼굴에 미소가 피어나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필자의 마음은 편치만은 않다. 제주 관광업계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지 것이라는 하는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최근 제주는 "여기가 중국이야?"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중국 관광객, 이른바 유커의 최고 인기 관광지로 부상했다. 시장 규모는 급속히 커졌고 너도나도 중국 관광객을 겨냥한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 같은 흐름은 결국 여행사, 가이드 간의 경쟁을 부추겼고 결국 '제 살 깎아먹기'식의 심각한 부작용을 낳았다.

여행사는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저가 관광'에 목을 매었고, 가이드 중에는 자격증도 없는 짝퉁 가이드에 중국 유학생까지 나서며 돈을 버는데 혈안이 됐다. 결국 천혜의 자연경관에서 휴식을 취하러 온 관광객들에게 휴식은 커녕 "제주도 갔더니 볼 게 하나도 없더라", "쇼핑만 죽도록 하다 왔다" 등 부정적 이미지만 잔뜩 심어주게 되었다. 첫 단추부터 잘못 끼운 탓에 벌어진 악순환의 반복이다.

비록 '사드'로 인한 출혈이 적지 않았지만, 반면에 제주도 관광업계는 다시 한번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 사드 이후 지속된 불경기는 아이러니하게도 저가 관광상품과 짝퉁 가이드가 설 자리를 잃게 만들었고 이들은 자연스레 퇴출되었다. 사드 위기가 오히려 제주 관광업계의 고질적 폐해를 없앨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줬다.

이 기회를 살려 시장 질서를 확립하려면 무엇보다 관련 부문의 철저하고 강력한 단속이 이뤄져야 한다. 지방 정부, 관광공사, 관광협회 차원에서 규정에 어긋난 관광상품 판매, 불법 가이드의 영리 활동 등에 대해 철저하게 규제하지 않는다면, 제주도 관광업계는 이전의 악순환을 다시 반복하게 될 것이다.

더욱이 정부로부터 공인받은 중국어 관광통역안내사가 아닌 무자격 가이드, 중국 유학생이 제주도 곳곳을 활개 친다면 시장 질서가 어지러워지는 것은 물론, 품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해 제주도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만 더해질 뿐이다.

정부 차원의 강력한 단속 관리가 '뷰티풀 제주도', '다시 찾고 싶은 제주도'를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지난해 있었던 중국인 관광객의 현지 주민 무차별 폭행과 묻지마 살인 등 강력 범죄 또한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한다.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이 있다. 사드가 가져다 준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만들려면, 도 차원에서 업계 종사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실행 가능한 방안을 세워 제대로 실행해야 한다. 제주도와 정부의 실행 의지가 제주도 관광의 '환골탈태'를 이끌 수 있다.

<강영순 (사)제주도 중국어관광통역안내사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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