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가계대출 걱정된다

[사설]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가계대출 걱정된다
  • 입력 : 2017. 05.24(수) 00:00
  • 김병준 기자 bjki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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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 가계부채가 눈덩이처럼 계속 불어나고 있다. 금융권에서 돈을 빌린 가계대출 규모가 12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12월 11조원을 돌파한지 불과 석달 만에 1조원이 또 늘어난 것이다. 제주지역 가계대출이 전국에 견줘 높은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채무상환 부담이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발표한 제주지역 금융기관 여수신 동향에 따르면 지난 3월말 도내 가계대출 잔액은 12조292억원으로 늘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달보다 37.8% 증가한 것이다. 물론 지난해 11월(41.5%) 최고치를 기록한 후 점차 둔화되는 양상이다. 하지만 여전히 전국평균(11.1%)에 비해 무려 3배 이상 높은 증가율을 나타내고 있다. 이같은 도내 가계대출 증가세는 지난달에 이어 주택담보대출과 기타대출이 크게 늘면서 증가폭 확대로 이어진 것이다. 3월말 잔액 기준 주택담보대출은 4조2911억원으로 1년 전보다 29.6% 늘었다. 기타대출은 7조7381억원으로 42.8% 늘어나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을 훨씬 앞질렀다.

특히 정부의 잇단 대출 규제로 은행권과 2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주춤하는 사이 주택외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3월중 도내 주택담보대출이 788억원 증가하는 동안 기타대출은 갑절 많은 1642억원이 늘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증가액도 주택담보대출이 2283억원인데 반해 기타대출은 4763억원에 달한다. 기타대출 증가폭은 지난해 1분기(주택담보대출 2535억원, 기타대출 3206억원)와 비교해도 훨씬 많다.

어쨌든 제주지역 가계대출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어 심히 우려된다. 엄청나게 불어난 가계대출 규모도 문제지만 그 증가속도 역시 더 빨라지고 있어서다. 잔액 기준으로 2014년 11월 6조292억원이던 가계대출이 2년 4개월만에 갑절로 증가했다. 또 1조원 늘어나는데 9개월이 걸렸던 가계대출 증가속도가 이제는 3~4개월로 급격히 빨라졌다. 게다가 영세 자영업자나 급전이 필요한 취약가구에서 생계형 대출이 늘어나고 있는 점도 걱정을 키우고 있다. 앞으로 금리가 오를 경우 취약계층의 채무상환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그 어느 때보다 가계부채 관리가 요구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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