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20년만 귀향 남방큰돌고래 보호방안 모색해야

[사설]20년만 귀향 남방큰돌고래 보호방안 모색해야
  • 입력 : 2017. 05.24(수) 00:00
  • 이윤형 기자 yh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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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탐욕으로 바다가 아닌 서울대공원에서 사육중이던 남방큰돌고래 '금등이'와 '대포'가 22일 고향인 제주바다로 돌아왔다. 지난 1997년과 1998년 불법포획된 후 제주도내 돌고래 공연장에 머무르다 서울대공원으로 옮겨진지 20년만의 귀향이다. 2013년 '제돌이' '춘삼이', 2015년 '복순이' '태산이'에 이은 세 번째 방류다. 지금까지 공연 등을 위해 수족관에 갇혔다 바다로 돌아간 남방큰돌고래는 모두 7마리다. 금등이와 대포는 앞으로 2개월 간 자연적응 훈련을 거친 뒤 거친 바다로 돌아가게 된다.

남방큰돌고래는 국내에서는 제주 연안에 100여 마리가 서식하는 멸종위기종이다. 이를 불법포획한 후 수족관에서 공연쇼를 벌이다 다시 야생방류된 사례는 세계적으로도 없다고 한다. 제돌이 방류 사례는 전 세계 동물원과 수족관을 대표하는 국제야생생물보호 비정부기구인 세계동물원수족관협회 제68차 정기총회에서 소개될 정도로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남방큰돌고래를 바다로 돌려보내는 한편에선 수족관에 가두는 일이 여전한 것은 안타깝다. 현재 전국 수족관 등 8곳에 돌고래 38마리가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들도 바다로 돌려보내야 한다. 수족관을 없애고 돌고래 쇼를 중단하는 것은 세계적 추세다. 미국 볼티모어 국립수족관은 2020년까지 바다에 보호구역을 설정하여 돌고래를 이주시키고 수족관을 없애는데 나섰다. 서울대공원도 2012년 28년간 해오던 돌고래 쇼를 중단한 상태다. 우리나라도 수족관의 돌고래 쇼를 중단하고, 가상현실 수족관 체험 등 다른 방안은 없는지 고민해야 한다.

제주연안을 중심으로 한 남방큰돌고래의 서식환경은 날로 위협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전문가들은 남방큰돌고래의 개체수가 증가하지 않는 주요 이유가 혼획에 있다고 보고 있다. 게다가 각종 개발사업도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신항만이나 해상풍력단지 건설, 우후죽순 격으로 들어선 양식장 시설 등이 대표적이다. 환경단체는 제주 앞바다를 돌고래 보호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국회에서도 돌고래 보호법이 발의됐다. 이제는 남방돌고래가 탐욕의 대상이 아니라 인간과 교감하며 공존하는 생태자원화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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