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금한령’ 해제 기대감 속 체질 개선 소홀 안된다

[사설]‘금한령’ 해제 기대감 속 체질 개선 소홀 안된다
  • 입력 : 2017. 05.23(화) 00:00
  • 이윤형 기자 yh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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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지난 3월 한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반발하면서 시작된 한국여행금지(금한령) 조치 완화 전망에 제주도와 관광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새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특사를 파견하는 등 중국 정부와의 관계 개선 움직임이 가시화되면서 한국여행 보복조치도 완화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아직 중국 당국의 분명한 시그널은 없지만 현지에서는 금한령 해제 기대감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일부 여행사들은 6월 중순쯤 풀릴 것이라는 의견이 제시됨에 따라 상품 프로모션을 준비중이라고 한다. 도내 최대 중국인 관광객 인바운드 업체도 현지에서는 빠르면 5월말이면 모객이 가능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제주도와 관광업계 등으로선 중국의 금한령 해제 기류를 주시하면서 만반의 대비를 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전제되어야 할 것이 있다. 편중된 중국 시장 의존도를 줄이고 해외 시장 다변화 등 체질개선을 통한 질적 성장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중국 시장에 지나친 환상을 갖는 것도 바람직스럽지 않다.

사드 보복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제주 관광이 어려움을 겪는 것은 사실이다. 올해 들어 지난 17일까지 제주 방문 중국인은 50만264명에 머물렀다. 지난해 같은 기간(92만8753명)의 절반 수준이다. 대신 유커(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빈자리는 내국인 관광객 위주로 채워졌다. 이에 힘입어 제주 방문 관광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544만4246명)보다 0.4% 늘어난 546만7126명을 기록했다. 혼잡과 무질서가 사라지고 관광지 이미지가 나아졌다는 평도 있다.

중국이 금한령을 해제한다면 제주관광에는 분명 호기임엔 틀림없다. 그렇지만 기존처럼 저가 관광이 판치도록 해서는 오히려 부작용만 키울 수 있다. 누누이 하는 말이지만 저가 관광상품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제도적 장치 등을 서둘러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다. 2015년 우리나라를 강타한 메르스 사태 당시에도 체질 개선 요구는 높았지만 사태가 진정되자 흐지부지된 사례가 반복돼선 안된다. 중국의 금한령 해제만 쳐다볼 것이 아니라 관광수용태세를 개선하고 시장 다변화와 질적 성장을 위한 꾸준한 노력이 더욱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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