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UN 대사 "트럼프, 한미관계 이윤동맹으로 격하"

前 UN 대사 "트럼프, 한미관계 이윤동맹으로 격하"
김숙 전 대사 美 대통령 사드 10억불 부담 발언 정면 비판
"美, 한국에 배치비용 실제로 요구할 가능성은 100% 없어"
"한일 외교관계서 위안부 문제 분리시켜 대처한 건 잘한 일"
  • 입력 : 2017. 05.19(금) 16:52
  • 이상민 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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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숙 전 유엔대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비용으로 한국이 10억불을 부담해야한다'고 말한 것에 대해 "한국과 미국 간의 가치동맹을 이윤동맹, 이익동맹으로 떨어뜨리는 발언"이라고 19일 말했다.

김 전 대사는 이날 제주상공회의소 대회의실에서 열린 '2017 평화아카데미' 강좌에서 '문재인 정부 출범과 관련해 향후 안보과제'란 주제의 강연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김 전 대사는 "1953년 6·25 전쟁 휴전과 동시에 체결된 한미 간 군사동맹은 (그동안 양국 간) 문화·경제·인적 교류의 확대로 가치동맹으로 업그레이드 됐다"면서 "그런데 느닷 없이 트럼프 대통령이 사드 배치 비용으로 10억불을 요구했다. 세 계제일의 강국인 미국이 동맹국한테 할 얘기이냐"고 비판했다.

다만 김 전 대사는 실제로 미국이 사드 배치 비용을 한국에 요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10억불 발언 이후) 백악관도 크게 당혹스러웠을 것이다"면서 "결국 10억불이든 뭐든 100% 없던 일이 될 것이다. (10억불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 개인 스타일의 문제지만, 한미 동맹은 개인 지도자의 스타일을 뛰어 넘어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김 전 대사는 미국 일부 언론과 학자들이 문재인 대통령과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를 비교하며 새정부의 대북 기조에 대해 비아냥성 걱정을 하고 있지만 기우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는 "미국 현지에선 문재인 대통령을 노무현과 김대중 전 대통령과 연계해 '션사인'(Sunshine·햇볕정책) 3.0, 문샤인 폴리시(Moon+Sunshine Policy)라는 표현을 쓴 칼럼을 언론에 싣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북한과의 대화에 방점을 두겠다거나, 개성공단·금강산 관광을 재개하겠다는 식의 발언을 해 미국에게 걱정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맥 없이 북한에 가서 항복을 한다거나, 북한이 하라는대로 다한다고 여기는 것은 상식에 어긋난 것이다"고 꼬집었다.

 김 전 대사는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이뤄진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해서는 문 대통령을 테스트하려는 목적과 미국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경고성 메시지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의 사드보족 조치에 대해선 한국이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입었지만 중국도 원하는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대외 이미지만 망가뜨렸다며 양국 모두 이번 사태에 대해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대사는 "반성까지인지는 모르겠지만 중국 정부도 지금 쯤 (사드 보복조치에 대한) 잘못한 점이 있었다고 복기 정도는 하고 있을 것"이라며 "지금 대중 특사가 파견됐는데, 특사가 중국정부로부터 받아온 '사드 숙제'를 잘 해결하려면 다음달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미간의 공동 해법을 만들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숙 전 유엔대사가 19일 제주상공회의소 대회의실에서 열린 '2017 평화아카데미' 강좌에서 '문재인 정부 출범과 관련해 향후 안보과제'란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이 강좌는 제주도가 주최하고 제주YWCA가 주관하고 있다.

아울러 김 전 대사는 문재인 정부가 한일 관계에서 위안부 문제와 양국의 다른 주요 현안을 분리해 대처한 것은 잘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위안부 문제는 우리나라 국민 정서상 휘발성이 큰 문제"라면서 "하지만 어느 한 문제를 양국 외교관계의 모든 전제조건으로 삼는 것은 좋은 외교 전략이 아니다. 때문에 문 대통령이 위안부 문제어 여타 전반적인 한일관계를 서로 분리하는 것은 현명한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가 간 합의사항은 정치적 구속력은 있지만 법적 구속력은 없다"면서 "위안부 문제를 풀려면 이 문제에 대한 국민 대다수의 정서를 무엇인지 잘 파악해 정부의 입장을 새로 정리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한편 '2017 평화아카데미' 는 제주도가 주최하고 제주YWCA가 주관한 행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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