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미분양에도 꺾일줄 모르는 아파트 분양가

[사설]미분양에도 꺾일줄 모르는 아파트 분양가
  • 입력 : 2017. 05.19(금) 00:00
  • 이윤형 기자 yh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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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주택이 늘어나는데도 아파트 분양가 오름세는 거침이 없다. 1년 새 20% 이상 오르면서 전국 최고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미분양 주택 증가가 공급 과잉에도 있지만 높은 분양가 등도 한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주택도시보증공사가 공개한 4월말 기준 가격 동향에 따르면 제주도내 민간아파트 분양가격은 ㎡당 332만으로 전국 평균(294만원)을 크게 웃돌았다. 17개 시도 중에서도 서울(636만원), 경기(360만원), 울산(357만원) 다음으로 높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오름세는 두드러진다. 도내 민간아파트 분양가는 ㎡당 271만원으로 전국(278만원) 보다 낮았다. 하지만 1년 새 도내 분양가격이 22.2%(60만원) 올라 전국 평균 상승률 6.0%(16만원) 보다 3.7배나 뛰었다. 분양가가 가장 높은 서울이 1년 전보다 2.0% 오른 것과 비교하면 나홀로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미분양 증가로 공급이 남아돌면 가격 하락을 예상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교과서적인 얘기다.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은 것이다.

도내 미분양 주택은 3월 기준 735세대로 2013년 7월(684호) 이후 최대치를 나타내는 상황이다. 게다가 올 1분기 제주에서 분양승인 받은 공동주택은 853세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75.5%나 늘었다. 작년 한 해 착공주택도 전년보다 34.5% 증가한 2만60세대에 달해 앞으로도 꾸준히 쏟아질 전망이다. 그런데도 서민들로선 쉽게 내집 마련의 꿈을 꿀 수조차 없다. 2015년 기준 도내 22만 가구 중 자기 집을 갖고 있는 비중은 58.3%에 불과하다. 반면 남의 집 살이를 하는 무주택자는 41.7%에 달할 정도로 주거 양극화는 심각하다.

지역 실정에 맞는 주택 정책이 필요하지만 분양가 조정권한 등을 중앙정부가 틀어쥐고 있는 것도 문제다. 지방정부 차원에서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는 것은 무책임하다. 분양가 급등에 거품이 있는 것은 아닌지 면밀히 들여다보고 개선할 방안은 없는지 고민하는 것도 정책당국의 몫이다. 주택법상의 분양가 조정권한을 제주로 이양하기 위한 특별법 개정 등 제도개선이 시급히 이뤄져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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