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생활]치매로 오해되는 상황들

[건강&생활]치매로 오해되는 상황들
  • 입력 : 2017. 05.17(수) 00:00
  • 한라일보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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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에 대한 지속적인 홍보 및 인식개선사업 덕분에 치매에 대한 인식은 높아졌지만, 한편으로는 치매에 대한 지나친 걱정도 오해도 많다. 치매에 대한 건강염려증이 높아지면서 치매클리닉 내원 환자수도 증가하고 있다. 미리 치매를 예측하고 충분하게 대비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과도하게 치매의 공포에 사로잡힐 필요는 없다. 오늘은 흔히 자신을 치매라고 오해하는 몇 가지 대표적인 예를 살펴보고자 한다.

첫번째는 건망증이다. 일반적으로 건망증은 단순히 "깜박했다" "잊어버렸다" 등의 일이 자주 발생하는 경우를 말한다. 중요한 약속을 잊어버리거나, 냉장고 문을 열고 무엇을 가지러 왔나 깜박하는 경우 등 다양한 상황에서 생길 수 있다. 건망증은 뇌의 자연적인 노화현상으로 본인은 잊어버리는 사실을 인식하고 힌트를 주거나 시간이 지나면 기억나지 않던 부분이 떠오르는 경우가 많다. 기억력 이외에는 다른 인지수행능력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일상생활에서도 지장이 없다. 그러나 치매의 기억장애 경우는 병적인 상태로 힌트를 주거나 시간이 지나도 기억하지 못하고, 기억력 이외에 집중력, 언어능력, 판단력도 영향을 주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

두번째는 섬망이다. 섬망은 내과적 또는 기타 원인으로 주의력, 정동, 사고, 언어 등의 인지기능의 전반적인 감퇴와 정신병적 증상이 급격히 발생하는 흔한 질환이다. 예로 대퇴골두 골절로 수술 받는 환자의 40~50%에서 발생한다. 섬망은 급격히 발생하고, 기억력 저하를 포함한 다양한 인지기능 저하 증상이 나타나지만, 원인 질환이 치료되면 깨끗이 회복되는 가역적인 질환이다. 섬망의 위험인자는 고령, 기저의 뇌질환, 알코올의존증, 좋지 않은 건강상태이다.

세번째는 우울증이다. 노년기 우울증에서 기억력 저하, 주의력 저하 등의 인지기능장애가 흔하게 나타나 치매로 오인되는 경우가 많다. 인지기능의 저하 외에 우울한 기분, 의욕 저하, 식욕 저하, 불면 등의 우울증 증상이 존재하는지 신경심리검사를 통해서 객관적인 인지기능이 정상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물론 치매와 우울증이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이럴 경우에는 꼭 전문가의 평가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

네번째는 이름대기 장애 또는 단어 찾기 어려움이다. 노년기에 오랜만에 본 사람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거나, 적절한 단어가 금방 떠오르지 않는 경우를 대부분 경험한다. 언어기능 평가를 유창성, 이해력, 따라 말하기, 이름대기의 4가지 기능 영역으로 나눌 때, 가장 나이에 민감한 부분이 이름대기로 정상노화에서도 이름대기 장애는 자주 나타난다. 다만 희귀한 언어치매 중에서 의미치매는 치매 초기에 두드러지게 이름대기 장애, 단어 찾기 어려움이 나타나는데, 이 경우는 그 장애의 범위가 쉬운 단어를 포함하여 광범위할 뿐만 아니라 그 단어의 의미파악도 손상된다. 정상노화와 연관된 이름대기 장애 또는 단어 찾기 어려움의 경우는 단어 의미 손상은 없고 힌트를 주면 그 수행이 좋아진다.

치매는 분명 노년기의 심각한 질환으로 개인과 가족에게 고통을 주고 사회경제적으로도 부담을 주는 질환이지만 치매를 정확하게 알수록 치매에 대한 막연한 공포를 극복할 수 있고 또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다. 5월 20일 오전 10시부터 제주특별자치도 광역치매센터와 함께하는 치매극복 걷기대회가 제주시민복지타운에서 열릴 예정으로, 걷기뿐만 아니라 치매 바로 알기 체험프로그램도 참여가 가능하다. 이번 주말은 치매를 극복하는 첫 걸음에 동참하기를 권유 드린다.

<박준혁 제주특별자치도 광역치매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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