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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
[2017 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1)남송이오름~저지곶자왈~올레길~문도지오름~목장길~곶자왈~도너리오름 둘레길~태역밭길~오설록길
오름 곶자왈 둘레길 따라 이어지는 화창한 봄날의 정취
조흥준 기자 chj@ihalla.com
입력 : 2017. 05.0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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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에 올라 풍광을 즐기는 탐방객들. 강희만기자

오름에서 둘레길로 연결되는 색다른 탐방로 코스
고사리 등 봄나물·활짝 핀 야생화 눈길 사로잡아
지역마다 다른 오름 호칭·유래 찾는 재미도 ‘쏠쏠’



올해로 3년째, 한라일보가 진행하는 2017 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 프로그램이 지난달 22일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 제주를 대표하는 오름과 둘레길 등을 함께 걸으며 즐기는 에코투어의 색다른 여정을 2주에 한 번씩 지면에 담는다.





출발은 오름의 지형지세가 날개를 편 소르기(솔개)를 닮았다고 해서 남소르기, 남송악이라고도 불리는 남송이오름이었다. 무엇보다도 화창한 날씨에 기대와 설렘을 가득 품은 탐방객들은 표지석 앞에서 간단하게 몸을 푼 뒤, 자그마한 농로길을 따라 삼삼오오 짝을 지어 걷기 시작했다. 10분도 채 되지 않아 그들의 발길을 사로잡은 건 고사리, 제피, 취나물, 달래 등 봄이 선사하는 자연의 선물이었다.

에코투어 여정은 천천히 즐길수록 자연이 더 많은 것을 보여준다는 묘미가 있다. 선두와 후미가 길게 늘어선 채 한 식경 정도 걸어 오름 전망대에 도착했다. 맑은 날씨 덕분인지 산방산을 비롯해 여러 오름이 눈앞에 또렷하게 펼쳐져 있었다.

꽃망울을 터트린 으름꽃

다음 코스인 문도지를 비롯한 여러 오름을 일일이 가리키며 설명해 주던 이권성 제주트레킹연구소장은 "남송이오름을 남소르기, 남송악과 같이 여러 명칭으로 부르는 것처럼 지역마다 오름을 부르는 호칭이 조금씩 차이가 있다"면서 "오름을 어느 하나의 이름으로만 기억하기보다는 그 오름의 다른 이름과 유래를 함께 알아보는 것이 더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저지리에는 동물들의 이름을 딴 오름이 많은 데 이 지역의 특징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봄기운 머금고 돋아난 새우란

오름을 내려오다 들른 긴 타원형의 원형 분화구에서는 높고 완만한 경사가 한눈에 들어왔다. 숲과 따로 격리된 듯한 분화구 안에서는 나무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밝은 햇살과 시원한 바람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곶자왈과 다른 이색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이곳에서 잠시 휴식을 가진 뒤, 다시 좁은 탐방로를 따라 내려오다 보니 이번엔 넓은 잔디밭이 펼쳐졌다. 새우난초 등 희귀종들도 종종 눈에 들어왔지만, 무엇보다도 푸른 잔디에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며 듬성듬성 박혀 있는 등심붓, 제비, 양지, 할미꽃 등의 야생 꽃들을 통해 봄의 아름다운 기운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할미꽃 뒤로 보이는 탐방객들의 모습

이번 코스는 남송이와 문도지 두 오름뿐이라 비교적 평탄한 길이 많은 편이었지만, 한경과 안덕, 저지의 경계에 있는 넓은 곶자왈 코스도 같이 포함돼 있었다. 나물 등을 꺾다가 행여 길이라도 잃을까, 쉬엄쉬엄 걷는 여유로움 속에서 탐방객들은 금세 친해질 수 있었고 또 중간중간 단체 기념사진을 함께 찍으며 추억들을 공유했다. 특히 곶자왈 갈림길에서 무수히 많은 새가 함께 지저귀는 신기한 광경을 맞닥뜨리기도 했다.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탐방객 모두가 걸음을 멈추고 한동안 자연이 들려주는 오케스트라 연주를 함께 청취했다.

문도지는 죽은 돼지 형상 혹은 문 입구에서 유래한 명칭으로, 채 300m가 안 되는 작은 오름이지만 주변에 다른 오름이 없어 제주 서부 지역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멋진 조망을 품고 있었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곶자왈의 풍경은 왜 곶자왈이 제주의 허파라고 불리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짙고 강한 녹색을 반사했다. 한 탐방객은 "들판에 핀 봄꽃들도 갖가지 화려한 색들로 아름답지만, 짙고 옅은 푸른색 하나로도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구나"라며 감탄했다.

조금 늦은 점심은 그 어느 때보다 친해진 탐방객들이 손수 캔 봄나물들과 함께 해 맛의 깊이를 더했다. 혼자 신청해 아는 사람이 없어 올까 말까 망설였다는 한민경(52·서귀포시)씨는 "좋은 날씨에 좋은 코스를 다 함께 걸으면서 이야기하다 보니 처음 보는 사람들과도 금방 친해질 수 있었다"면서 "안 왔으면 정말 후회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식사 후 간단한 자기소개와 함께 다음 코스를 향했다.

에코투어 길목서 마주친 제비나비

탐방객 중에는 모자가 함께 신청한 경우도 있었는데 최경미(48·제주시 아라동)씨는 "오름만 오르는 게 아니라 부연 설명을 함께 들을 수 있어서 더 좋았다"면서 "마침 아들과 시간이 맞아 같이 올 수 있었는데, 다음에는 온 가족이 함께 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들 고성민(22·제주시 아라동)씨는 "평소 오름을 좋아해 친구들끼리도 오르긴 했는데 오름과 둘레길 등이 함께 연결된 코스라 흥미가 있었다"며 첫 에코투어의 소감을 밝혔다.



한줄로 길게 이어진 탐방객들의 이동 모습.

휴식년제라 오르지 못하는 도너리오름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그 주변 둘레길을 따라 걸었다. 특히 작은 둔덕에 올라 소리를 지르는 탐방객들의 마음은 동심 그 자체였다. 탐방객 중 일부는 고사리를 꺾느라 분주했고, 봄의 정취를 즐기는 일행들의 주변 곳곳엔 탱자와 으름꽃이 활짝 피어 가을의 풍성한 열매를 기대하게끔 했다. 어느덧 종착점에 도달하자 짧은 여정이 못내 아쉬웠는지 마지막 기념사진을 끝으로 첫 에코투어 여정을 마무리했다.

한편 오는 6일 진행되는 제2차 에코투어는 성불오름에서 시작해 목장길~가문이오름~목장길~진평천~농로길~갑마장길~대록산~유채꽃프라자로 이어지는 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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