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라산 샘물, 먹는 물로 적합한가 아닌가

[사설]한라산 샘물, 먹는 물로 적합한가 아닌가
  • 입력 : 2017. 05.04(목) 00:00
  • 이윤형 기자 yh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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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탐방객들이 먹는 물로 이용하는 샘물의 수질검사 결과가 오락가락 하면서 혼란을 키우고 있다. 샘물에서 대장균이 검출돼 이용이 금지되는 일이 반복되면서 탐방객들의 불신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불과 한 달 사이에도 조사한 수질 기준에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하니 어느 기준에 장단을 맞춰야 할 지 종잡을 수 없는 노릇이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난해만 해도 125만 명이 찾을 정도로 국민적 사랑을 받는 한라산 먹는 샘물 관리가 이래도 되는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한라산 탐방로에서 먹는 물로 이용할 수 있는 샘물은 영실탐방로의 영실물과 노루샘, 어리목탐방로의 사제비물 등 3곳이다. 제주도상하수도본부가 지난 한 해 먹는 물 공동시설의 수질을 검사한 결과 노루샘과 영실물은 10회중 2회, 사제비물은 9회중 3회 부적합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의 먹는 물 수질기준 관리등급에 따라 노루샘과 영실물은 주의, 사제비물은 우려 등급으로 분류됐다. 물론 주의·우려 등급으로 분류돼도 이용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수질 검사에서 재차 기준을 초과하지 않으면 음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달 만에도 검사결과가 다르게 나타나면서 이용이 중단됐다 재개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는 것은 문제다. 실제 당국이 지난 2월 노루샘, 영실물, 사제비물을 조사한 결과 총대장균군 등이 검출되면서 부적합 판정이 내려졌다. 그런데 10여일 뒤 조사에서는 대장균군이 검출되지 않아 수질 기준에 적합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더 큰 문제는 그때그때 다르게 나타나는 조사 결과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다는데 있다. 현재로선 한라산 고지대의 샘물마저 오염원에 노출됐는지 여부는 불분명하다. 정확한 원인이 밝혀져야 개선책을 마련할 수 있는 것 아닌가. 무엇보다 정밀조사를 통한 오염원 규명이 시급한 이유다. 당국이 올해 12월까지 한라산 샘터 오염원 조사를 벌이기로 한 이상 근본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는데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이를 토대로 체계적인 수질관리 개선방안을 수립, 추진해 나가야 한다. 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가치와 이미지를 흐리고 탐방객들에게 불신과 혼란을 주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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