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농가소득 1위에 부채도 전국 최고인 현실

[사설]농가소득 1위에 부채도 전국 최고인 현실
  • 입력 : 2017. 04.26(수) 00:00
  • 이윤형 기자 yh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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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 농가는 소득보다 빚이 많은 구조에다 농가수지는 전국 꼴찌인 이중, 삼중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사를 지어도 빚만 쌓이고, 소득은 늘어도 허울뿐인 것이 도내 농가의 현실이다.

통계청이 2016년 농가 및 어가 경제조사 결과 도내 농가는 극단적인 양면성을 보이고 있다. 우선 도내 농가당 평균 부채는 전년에 비해 3.4% 늘어난 6396만 원으로 전국 9개도 가운데 가장 많다. 전국 평균(2673만원)의 2.3배에 달한다. 지난 2011년 3104만 원에서 무려 106%나 급증했다. 더욱이 작년에 전국 농가 평균 부채(전년대비 1.8% 감소)는 줄었으나 도내 농가는 매년 큰 폭으로 늘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보니 농가소득과 부채의 불균형이 갈수록 악화되는 양상이다.

지난해 도내 농가는 전국 9개도 가운데 가장 많은 가구당 평균 4584만 원의 소득을 올렸다. 전국 평균(3719만 원)보다 23.2% 많은 외형적으로는 양호한 수치다. 그러나 이는 부채 규모 증가 속도에 한참 못미친다. 2011년 도내 농가소득(3637만 원)과 비교하면 5년 만에 26%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농가 부채는 2배 이상 뛰었다. 그렇다보니 제주는 전국에서 경기와 함께 유이하게 부채가 소득을 초과하는 지역에 이름을 올렸다.

게다가 농가의 가계지출(4295만 원) 역시 전국서 가장 높다. 때문에 제주는 농가소득에서 가계지출을 제외한 농가수지(288만 원)가 전국서 가장 낮다. 전국 평균(614만 원)과도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미친다. 애써 소득을 올려도 빚잔치를 하고 나면 남은 게 별로 없는 악순환 구조다.

도내 농가의 부채 급증 원인을 한마디로 단정하긴 어렵다. 그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통해 농가 부담을 다소나마 덜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시설투자비에 과도하게 몰린다면 보조금 비율 조정 방안은 없는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물론 농가의 자구노력이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농촌경제는 지금 농산물시장 개방화 등으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금리인상 요인이 상존하는 것도 우려를 키운다. 당국은 과도한 부채는 농가를 벼랑끝으로 내몰고, 지역경제를 뒤흔드는 뇌관으로 작용할 수도 있음을 유념하여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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