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담론]세계섬문화축제 지속가능성 위한 방향

[목요담론]세계섬문화축제 지속가능성 위한 방향
  • 입력 : 2017. 04.06(목) 00:00
  • 편집부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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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브라질의 리우 카니발이나 일본의 삿포로 눈꽃 축제 등의 사례와 같이 유명 관광지에는 매력적인 축제와 이벤트가 있으며, 지역경제 활성화의 효과적인 수단으로 여겨지고 있다. 유명 축제의 공통점은 지역의 자연환경, 고유문화나 전통, 지역산업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조건을 갖추고 있을 때 축제 주제와 잘 부합하는 핵심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대중적인 매력성도 높이면서 관광상품으로서의 가치도 증진할 수 있다. 제주도와 같은 섬 관광지의 은밀한 매력을 드러내는 열쇠는 자연환경과 문화의 진정성(authenticity)으로부터 비롯된다. 특히 문화의 진정성이 배제된 축제는 다른 지역 축제 프로그램의 무분별한 모방을 할 수밖에 없어 축제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다.

최근 제주에서도 '세계섬문화축제'의 재개최 여부를 둘러싸고 지역사회에 지속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세계섬문화축제는 1998년 제1회 행사가 개최되어 25개국 28개 섬에서 870명이 참가하여 44만1000명이 관람하였고, 제2회 축제는 2001년에 27개국 36개 섬에서 570명이 참가하여 26만3000명의 관람객을 유치하였다. 이후 세계섬문화축제는 도민 공감대 형성 미흡, 국비 지원 중단으로 인한 재원마련의 어려움, 목표 관람객 유치 실패 등의 이유로 중단되었다.

현시점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은 세계섬문화축제 개최 당시의 제주의 관광여건과 현재의 관광여건은 매우 다르며, 축제의 정체성 확립과 지속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축제가 개최되었던 시기에는 제주방문 국내·외 관광객이 400만여명에 머물러 있어 제주도는 관광지 수명 주기상 정체기에 있었으며, 국내·외 관광객 유치 확대를 위한 강력한 메가 이벤트가 필요했다. 세계섬문화축제는 섬 간의 문화교류에 바탕을 두고 있었으나, 이벤트의 성격이 강한 축제였다. 따라서 과거 축제 개최의 문제점을 반면교사로 삼아 축제의 지속가능성을 전제로 한 혁신을 모색해야 한다.

세계섬문화축제의 개최 목적 중의 하나가 세계 섬 간의 연대와 섬과 대륙의 연대를 통한 국제적 문화관광의 활성화와 제주문화의 발전이었음을 주목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섬 간의 연대에 초점을 두고 축제의 정체성을 찾는 방안도 고려했으면 한다. 1997년에 제주도와 일본 오키나와 현, 중국 하이난성, 인도네시아 발리 주 정부가 참여해 창설한 '섬 관광정책 포럼(ITOP포럼)'과 연계하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중국 닝보시, 일본 나라 시와 함께 제주도가 2016년 동아시아 문화도시로 선정됨에 따라 문화교류를 확대한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세부적인 추진방안은 포럼 개최 시 논의할 수 있으나, 전체 회원 섬들이 참여하여 '세계섬문화축제'라는 이름으로 각각의 섬의 실정에 맞게 축제를 개최하는 방안이다. ITOP포럼 개최 전에 사무국이 주축이 되어 매년 개최될 축제주제의 공동 기획, 축제 기간 중 섬 간의 상호 문화교류와 협력방안, 공동 홍보방안 등을 논의한다면 가능할 것이다. 축제의 공동 개최를 통한 섬들의 공존이야말로 제주의 미래 비전인 '청정과 공존'의 원칙에도 부합하는 방안이다.

세계섬문화축제의 재개최 여부는 지속가능한 관광의 실천과 관광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대전제 하에 제주도립예술단을 포함한 문화예술인, 공연기획가, 제주특별자치도 축제육성위원회 위원 등 다양한 계층의 의견수렴을 통해 축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기본방향을 설정해 나갔으면 한다.

<정승훈 제주발전연구원 연구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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