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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칼럼]이제 4·3의 봄을 말하자
편집부 기자 hl@ihalla.com
입력 : 2017. 03.2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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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제69주년을 맞는 4·3은 오랫동안 겨울 이야기였다. 몹시 추워서 견디기 힘든 계절로 존재했다. 하긴 그럴 만도 하다. 수만의 죽음 대부분은 무자년 말과 기축년 초의 그 겨울에 발생한 것이었다. 계엄령과 소개령은 물론이요, 집단학살의 대부분도 겨울을 전후하여 벌어진 참사였다. 진상규명운동도 억울한 죽음을 신원(伸寃)하라는 요구가 주된 방향이었다. 4·3특별법에도 "'제주4·3사건'이란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1948년 4월 3일 발생한 소요사태 및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충돌과 그 진압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을 말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희생 문제에 초점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희생자에 대한 추모(追慕)와 추념(追念)이 4·3의 거의 전부인 것처럼 인식되어 버렸다.

내가 좋아하는 두 선배의 4·3시집 제목이 '그해 겨울은 춥기도 하였네'(강덕환, 2010)와 '한라산의 겨울'(김경훈, 2003)인 것을 보아도 그런 점이 확인된다(이 두 시집의 의의가 지대하다는 점에는 이견이 전혀 없다). 내가 소속된 제주작가회의를 중심으로 열리는 시화전도 '추념시화전'이요, 4·3에 즈음하여 펴내는 공동시집도 '추념시집'이라는 이름으로 나오고 있다. 물론 추념이란 단어에는 지나간 일을 돌이켜 생각한다는 뜻이 있어서 반드시 희생 문제만 말하지 않는다고 할 수 있지만, 대체로 그것은 죽은 사람을 생각한다는 뜻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고 본다.

그렇다면 2014년에 국가추념일로 지정되었으니 4·3문제가 거의 해결된 것인가(2014년 평화공원에서 열린 4·3추념식에서 유족회장은 "박근혜 대통령님, 정말 고맙습니다!"를 연발하기도 했다). 추념식이나 추모 행사만 잘 치르면 되는 것인가. 희생에만 초점을 둔다면, 겨울을 중심으로만 말한다면, 그렇다고 답할 수밖에 없다. 아직 희생자로 인정되지 않는 이들을 인정하라는 것, 희생자에 대한 배상을 촉구하고 유족 복지를 강화해나가는 것 정도가 남은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좀 더 나아간 희생담론은 죽음의 책임자를 확실히 밝히라는 것이겠다. 죽음의 책임에 대한 규명 없이 진정한 상생(相生)이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희생담론이 4·3의 전부일 수는 없다. 그것이 아주 중요한 것임은 틀림없지만 4·3에서 한 부분이다. 그동안 부단하고 치열한 노력을 통해 희생담론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으니, 이제는 다른 담론으로 이행해야 할 때가 되었다고 본다.

4·3 봉기의 참뜻은 무엇이었는지 말해야 한다. 단독선거를 반대하고 통일정부를 수립하자고 외친 의미를 곱씹어 봐야 한다. 4·3의 어떤 정신을 어떻게 계승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 그러한 것들이 한반도만이 아니라 세계사적 흐름에서 어떤 의의를 지니는지 제대로 검토해야 한다.

촛불혁명을 이뤄낸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4·3에서 겨울을 넘어 봄 이야기를 시작할 때가 아닐까. 꽃피는 4월, 봄이 완연해지는 시점에서 우리는 언제까지 추운 겨울의 희생만 말할 것인가. 봄날 그 자체의 희망과 열정도 이야기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화사한 봄꽃 속에서 4·3을 말하자. 4·3추모기간에 벚꽃놀이 한다고 지청구할 것이 아니라,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벚꽃엔딩) 맘껏 거닐면서 4·3의 봄을 당당히 말해보자. 진중한 추념을 하는 가운데 역동적으로 4·3을 기념하자. 잃어버린 봄의 진실을 회복하는 일, 그것을 향후 4·3운동의 중요한 과제로 삼자.

<김동윤 제주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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