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전기차엑스포 '그들만의 잔치' 벗어나야

[사설]전기차엑스포 '그들만의 잔치' 벗어나야
  • 입력 : 2017. 03.27(월) 00:00
  • 편집부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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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를 2030년까지 탄소없는 섬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은 화석연료 차량을 100% 전기차로 대체하는게 골자다. 올해에만도 전기차 7500여대를 보급키로 하는 등 제주도는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전국 전기차와 충전기의 절반 이상이 제주도에 보급 설치됐다. 제주도가 매년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를 개최하는 것도 이런 중요성을 감안한 포석이다. 전기차엑스포는 전기차의 현주소와 미래를 가늠하는 창이라고 할 수 있다. 아직 테스트베드로서의 한계가 있지만 장차 제주도를 전기차 메카로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는 기대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전기차엑스포에 주목하고 관심을 갖는 이유다. 하지만 올해 4회째 접어든 전기차엑스포 행사운영과 내용은 기대치에 미흡, '그들만의 잔치'라는 지적이다. 지난 23일 폐막한 올해 엑스포에서는 전기차 관련 다양한 포럼과 컨퍼런스 등이 열려 관심을 모았다. 전세계 28개국에서 참가했고, 국내외 148개 업체가 전시에 나섰다. 총 방문객 수도 작년보다 소폭 늘어난 7만3000여명이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13건의 MOU도 체결했다.

그런데 속을 들여다보면 전기차의 아이콘이라 불리는 미국 테슬라는 물론 독일 BMW, 일본 닛산 등 주요 업체들이 불참하면서 엑스포에 대한 호응도가 떨어졌다. 당초 200개 업체 참여가 기대됐다는 점에서도 아쉬움을 준다. 여기에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전기차의 가장 큰 수요시장인 중국 업체들이 다수 불참한 것도 한 원인이다. 행사 운영이 부실하고 산만하게 진행되면서 관람객들에게 충분한 볼거리와 체험기회를 제공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전기차에 대한 관심과 발전속도를 반영하지 못하는데 전기차의 다보스포럼을 꿈꾸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번에 체결한 MOU도 후속조치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해야 속빈 강정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있다. 제주도와 조직위측은 국제행사에 걸맞지 않게 '그들만의 잔치'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를 곱씹어봐야 한다. 세계 유일의 순수 전기차엑스포로서의 위상을 다져나갈 수 있도록 발전방향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그렇지 못하면 제주도가 내세운 '2030 탄소없는 섬' 실현도 한낱 장밋빛 구호에 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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