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를 푸르게 도심을 정원으로](6)한라수목원의 도전과 비전

[제주를 푸르게 도심을 정원으로](6)한라수목원의 도전과 비전
도심 정원형 수목원·녹지 확장 언제쯤
  • 입력 : 2017. 03.13(월) 00:00
  • 강시영 기자 syka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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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도심속 유일한 수목원인 한라수목원 전경. 지방수목원으로는 전국 최초로 조성된 한라수목원은 면적이 제한적이어서 제주의 랜드마크적 수목원이란 평가를 받기엔 아직 갈 길이 멀다. 강경민기자

제주 랜드마크 수목원 한계 … 21㏊→60㏊ 대폭 확장 추진
확장되면 기능·위상 탈바꿈
옛 제방사 이전 수목원 연계 … 의회 등 정치권 공론화 주도
올 대선 과제로 이슈 움직임

제주 도심속 유일한 수목원인 한라수목원이 도전과 기회의 변곡점에 서 있다. 도심지 힐링공간으로서의 기능을 다하고 있느냐는 비판과 도전에 직면해 있으며, 더불어 수목원 공간의 대폭 확장에 대한 비전은 기회다. 최근에는 수목원과 맞닿아 있는 옛 제주방어사령부 공간을 도심 녹지 확충과 생태축 구축을 위해 이전 필요성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공론화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대선 이슈로 여론몰이할 조짐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한라수목원의 도전과 기회=제주시 연동에 위치한 한라수목원은 지방수목원으로는 전국 최초로 조성된 곳이다. 1993년에 개원해 교목원, 관목원, 양치식물원, 수생식물원 등 11개 원과 자연생태체험학습관, 임업시험실, 온실 2동, 희귀자생식물 증식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2000년에는 서울대공원에 이어 두 번째로 환경부로부터 국가지정 서식지회 보전기관으로 지정돼 희귀멸종위기식물의 증식, 보전과 산림분야 생태계에 대한 연구시험 사업을 추진중이다. 현재 21만6000여㎡ 부지에 1371종 12만8000여 그루의 식물자원을 확보하고 있다. 한라수목원은 수목유전자원의 보전·자원화, 자연환경 교육장으로써 역할뿐만 아니라 도시민들의 휴식, 건강활동을 제공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하지만 한라수목원이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 람사르습지 등 유네스코 국제보호지역의 위상을 갖는 제주의 랜드마크적 수목원이란 평가를 받기엔 아직 갈 길이 멀다. 우선 수목원 구역이 너무 좁다는 지적이다. 현재 수목원 구역은 21㏊에 머물고 있다. 한라수목원이 도심 정원용 수목원으로써 근본적으로 한계를 보이는 이유다. 수목원을 관리하는 세계유산본부는 이를 단계적으로 현재의 3배 규모인 60㏊로 확장하기 위해 토지매입을 협의중이다.

이 계획이 현실화되면 한라수목원의 기능과 위상은 새롭게 탈바꿈하게 된다. 세계유산본부는 확장부지에 멸종위기, 희귀·특산식물 등 기후변화 민감수종으로 후계림을 조성하고 탐방로, 식물전시원, 부속시설 등을 도심 정원형 수목원으로 가꿔나갈 계획이다.

대체진입로 개설도 과제다. 현재 수목원 진입로 주변에는 공동주택과 수익형 대형음식점, 커피숍 등이 늘어나고 있다. 도심 휴식공간으로서의 기능을 점차 잃어가고 교통혼잡도 빚어지고 있다. 세계유산본부측은 수목원남쪽 경계~애조로 방면으로 대체진입로를 개설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녹지공간 확충=수목원에 접해 있는 전 제주방어사령부 부지 이전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주도의회에서 공식 제기됐다. 현재 제방사 부지에는 제9해병여단이 주둔해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태석 의원은 지난달 13일 도의회 임시회에서 한라수목원 확장을 저해하는 가장 큰 요소로 군사기지를 꼽고 이를 도 차원에서 추진할 필요가 있음을 주장했다. 이 경우 제주시내 녹지공간 추가 확보가 가능하고, 특히 올해 대선공약으로도 반영시킬 수도 있을 것이라는 것이 김 의원의 생각이다.

김 의원은 "이제 얼마든지 이전시킬 수 있다"며 "해역사(제주방어사령부 전신)가 이전되면 민오름과 연결돼 완벽한 생태축이 형성되고 시민복지타운 부지 정도의 공원이 이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관련부서에서 정책제안을 하고, 도지사가 해군본부나 국방부와 대화하고, 이번 대선 때 주요 정당 후보들에게 공약사업으로 제시할 경우 아이템을 만들 수 있지 않나"라고 제안했다.

연동에 지역구를 둔 고충홍 의원(바른정당 제주도당위원장)도 지난해 11월 도정질문을 통해 "국방부, 관계부처 등과 협의를 통해 이전을 하고, 이 지역에 제주도를 상징하는 랜드마크를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사안은 지난해 총선에서도 이슈로 부각했다. 여당 후보는 "옛 제방사를 외곽지역으로 이전하고 현 부지에 자연치유센터, 생태공원, 문화예술복합단지를 조성해 주민의 문화와 환경, 예술이 함께 어우러지는 곳으로 개발하겠다"며 "남조봉을 비롯한 민오름, 한라수목원이 있는 굉이오름, 생이오름 일대를 자연치유 생태관광이 어우러질 수 있는 곳으로 개발하면 관광의 기능과 도민의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기능이 미래도시를 지향하는 효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제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원희룡 지사는 도의회 도정답변에서 "당장 이전 추진은 갑작스럽다. 이 부분에 대해 국방부 사정 등을 신중하게 알아보겠다"고 말했다.

강시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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