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은 언론과 국회의 대국민 사기극"

"탄핵은 언론과 국회의 대국민 사기극"
26일 제주서 첫 태극기집회 열려
  • 입력 : 2017. 02.26(일) 18:52
  • 표성준기자 sjpy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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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용 자유당 위원장, 이재용 옹호 발언

신구범 전 도지사 "종편 싹 없어졌으면"


25일 제주 촛불집회에 올해 들어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린 데 이어 26일에는 제주에서 처음으로 태극기집회가 열려 찬반 세력 간 세대결을 펼쳤다.

 일요일인 26일 오후 3시부터 제주시청 종합민원실 앞 도로에서 애국탐라인연합회(추진위원장 신백훈) 주최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태극기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에는 월남참전청룡부대제주도유공자회와 상이군경제주도지부, 대한민국무공수훈자회제주지부, 해병전우회제주지부, 6·25참전국가유공자회제주지회, 전몰군경유족회제주지부, 자유한국당제주도당 등 보수단체·정당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일부 언론은 이날 300여명이 참가한 것으로 보도했지만 태극기집회 주최측은 참가인원을 추산하지 않았다.

 3시간 넘게 진행된 태극기집회는 관계자 발언과 자유발언 외에도 조갑제·김진태·정미홍·정규재·류석춘·오바록 등 보수를 대표하는 논객과 정치인들의 발언 영상으로 많은 시간 채워졌다. 또한 이들이 애국가요라고 칭한 전선야곡 등의 군가뿐만 아니라 심수봉의 '무궁화'와 이미자의 '동백아가씨' 등 대중가요가 2~3회씩 불러지기도 했다.

 이날 처음 연단에 오른 이는 자신을 "그동안 자유와 법치를 존중하는 자랑스런 대한민국으로 살아"온 제주에서 농사짓는 67세라고 소개했다. 이 농민은 "거짓 선동하고 정의를 외면하는 언론들은 각성하라", "민중혁명 선동하는 정치인은 물러가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어 신백훈 추진위원장은 "하느님 만세", "예수님 만세", "부처님 만세", "천주님 만세", "공자님 만세" 등을 외친 뒤 참가단체의 대표들을 일일이 소개했다. 신 대표는 태극기집회 주최측이 추진하는 이른바 '스마트폰 의병대'를 소개한 뒤 즉석에서 휴대전화번호를 알려주면서 가입을 권유하기도 했다.

 자신을 뉴욕에서 온 뉴욕의병대장이라고 소개한 홍종진씨는 태극기와 성조기를 함께 들고 연단에 올랐다. 홍씨는 "촛불은 인민의 마음이고, 태극기는 국민의 마음"이라며 "대한민국이 존재하는 한 박근혜 대통령보다 더 깨끗한 대통령은 나올 수 없다"고 주장했다.

 홍씨는 또 "한국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삼성은 전선에서 싸우는 장수"라며 "이재용 장군을 교도소에 집어넣고 우리 국민은 어떻게 살라는 것이냐"고 성토했다.

 강지용 자유한국당제주도당 위원장도 무대에 올라 이재용 구하기에 나섰다. 강 위원장은 "세계 7위이고 연간 40조원을 벌어들이면서 40만명을 고용하는 기업가(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를 수갑 채우고 하루 2번 불러 개망신 주는 게 맞느냐, 이렇게 대한민국을 망가트려야 하느냐"며 "왜 고영태는 구속 안 시키나. 이런 쓰레기는 놔두고. 이게 특검이 할 일인가"라고 발언 수위를 높였다.

 강 위원장은 또 "전국 5566개 중·고등학교 중 국정교과서를 선택한 학교가 단 하나뿐인데, 이게 나라인가. 좌파 교육감과 전교조, 민주노총이 힘을 합쳐 역사교과서를 다망쳤다"며 "자유한국당이 나서 박근혜 대통령과 대한민국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지난 2월 6일 태극기집회 주최측이 마련한 시국강연회에서의 발언으로 언론의 집중포화를 맞은 신구범 전 제주도지사는 언론에 대한 불만으로 연설을 시작했다.

 신 전 지사는 "시국강연회에서 박정희 대통령과 전두환 대통령에 대해 한 발언을 두고 언론들이, 막말로 저를 잡아먹을 듯했다"며 "독재자 이야기, 살인범 이야기했다는 식으로 비쳐져 답답하고 가슴이 아프다"고 말문을 연 뒤 청중들을 향해 "언론들 정신차려라"는 구호를 유도했다.

 신 전 지사는 이어 "사실 지금의 모든 일은 언론이 저지른 잘못이고, 탄핵은 언론과 국회가 저지른 거대한 대국민 사기극"이라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집단이 언론이다. 종편은 언론 아닌가, 오는 4월에 싹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 전 지사는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해 국부라 칭하고,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제주감귤 보급과 지하수개발 등 제주에 큰 업적을 남겼으며, 전두환 전 대통령은 "5·18 학살의 주범이 아니라고 확신한다"는 등의 발언에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

 한편 제주에서는 처음으로 촛불집회에 이어 태극기집회까지 열리자 선거관리위원회는 집회 현장에서 선거법 위반 예찰 활동에 돌입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탄핵심판이 막바지에 달하면서 대선 주자들을 비방하거나 지지하는 자리로 변질될 가능성을 우려해 주최측에 사전 주의를 당부한 데 이어 현장에 직원들을 투입하고 채증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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