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오모리를 만나다/한라일보-日 토오일보 기사교류]①시라카미산치

[일본 아오모리를 만나다/한라일보-日 토오일보 기사교류]①시라카미산치
원생적인 자연이 살아숨쉬는 세계자연유산
  • 입력 : 2017. 02.24(금) 00:00
  • 편집부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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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가루 고개에서 다카쿠라모리를 왕복하는 코스는 시라카미산치를 알 수 있는 기본 루트. 오랫동안 변하지 않는 너도밤나무가 이어져 유구한 역사를 느낄 수 있다.

13만㏊의 거대한 숲… 너도밤나무숲·계곡 매력 집약
'너도밤나무숲 산책 길' 등 3가지 트레킹 코스 '다채'
지난해 기점 '관광→체험·숙박형' 여행으로 변화 시도

제주특별자치도와 일본 혼슈(本州) 최북단에 있는 아오모리(靑森)현은 양국에서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지역이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이 같은 인연으로 두 지역은 세계자연유산 보호를 위한 정보교류를 위해 2016년 8월 자매결연협정을 체결했다. 이에 앞서 2015년 10월에는 두 지역을 대표하는 일간지인 제주도 한라일보사와 아오모리현 토오(東奧)일보가 우호교류협약을 맺어 두 지역의 경제·문화 교류를 통한 한·일 친선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한라일보와 토오일보는 올해 신문 지면을 통해 두 지역의 자연유산, 축제, 음식 등을 매월 1차례씩 소개한다. 신문을 통해 가상의 라이벌 대결을 벌이는 셈이다. 자연이 풍부하고 공통점도 많다는 양 지역의 매력을 비교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첫 회는 세계자연유산을 주제로 한라일보에는 시라카미산치(白神山地)가, 토오일보에는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이 소개된다.

계류에 몸을 맡기고 가만히 주위를 살피는 부모와 자식 원숭이.

시라카미산치는 아오모리현 남서부에서 아키타(秋田)현 경계에 뻗은 약 13만㏊의 삼림지대로, 그 중 약 1만7000㏊가 세계자연유산지역이다. 너도밤나무를 중심으로 한 활엽수로 덮여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울창한 숲이 펼쳐진다.

부엽토로 덮인 너도밤나무 숲은 수분을 보존하는 힘이 좋아 산 영역 전체가 거대한 물독과 같다. 너도밤나무 숲에서 흘러나온 물은 쓰가루 지방 일대를 적셔 토지를 비옥하게 하는 등 풍부한 은혜를 가져다 주고 있다.

시라카미산치에는 고도 1000m 전후의 산들이 늘어서 있다. 계곡 일대에 깊게 페인 지대와 계곡이 복잡하게 얽혀 사람의 출입을 막고 개발을 거부해왔다.

반달가슴곰과 일본산양, 일본원숭이, 검둥수리 등이 서식해 예전에는 일본 동북지방 산간의 사냥꾼 집단인 마타기(またぎ)가 적설기에 전통적인 곰 사냥을 펼쳤다. 하지만 지금은 세계유산지역에서의 사냥과 채집이 금지돼 있다.

베테랑 가이드인 도키 쓰카사(에코·유 대표이사)씨는 원생적인 자연환경이 특징인 시라카미산치의 볼거리로 너도밤나무숲과 계곡의 매력이 집약된 점을 꼽았다.

시라카미산치의 트레킹 코스는 '너도밤나무숲 산책 길', '다카쿠라모리(高倉森, 너도밤나무가 이어지는 숲) 왕복 코스', '안몬노타키(暗門) 폭포를 찾아가는 길' 등 3개다.

계곡을 따라 평온한 경관이 펼쳐지는 아카이시가와 강 상류부. 느긋한 흐름은 시라카미산치의 규모를 느낄 수 있다.

아쿠아 그린 빌리지 안몬(ANMON)에서 가까운 '세계유산의 길·너도밤나무숲 산책 길'은 약 2㎞ 거리로 한바퀴를 돌아오는 코스다. 누구나 손쉽게 너도밤나무숲을 헤치고 들어가 초봄부터 늦가을까지 사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본격적인 산행이라면 쓰가루(津輕) 고개에서 다카쿠라모리를 왕복하는 코스(약 4.4㎞)를 추천한다. 쓰가루 고개에서 바라보는 시라카미다케(白神岳, 1235m)와 시라카미다케 맞은편 전경 등은 훌륭하다. 주차장이 정비된 쓰가루 고개 5분거리엔 추정수령이 400년에 달하는 너도밤나무 거목 '마더 트리'도 위치해 있다.

도키씨는 "다카쿠라모리 왕복코스에서는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있는 자연 그대로의 너도밤나무 숲을 즐길 수 있다"며 "쓰가루 고개에서 전경을 바라보면 시라카미산치의 규모와 그 웅장함을 느낄 수 있다. 고개에 서면 항상 시라카미(白神)다운 바람이 분다고 느낀다"고 전했다.

주차장에서 시라카미산치를 바라볼 수 있는 쓰가루 고개.

2015년까지 시라카미 관광의 메인은 안몬에서 세 개의 폭포를 돌아볼 수 있는 '안몬노타키폭포를 찾아가는 코스'였다. 누구나 쉽게 폭포에 도착할 수 있도록 니시메야(西目屋) 마을이 어려운 구간에 임시 보도를 설치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6년 낙석 사고를 계기로 마을에서 보도 설치를 보류하게 되면서 폭포로 향하는 코스는 물을 건널 수 있는 상급자용 코스로 새 단장했다.

도키씨는 "강을 저어 폭포에 가보고 싶다는 꾸준한 수요가 있어 안몬노타키 폭포로 향하는 코스는 폐쇄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도키씨는 "시라카미산치 코스 중 안몬노타키 폭포 코스만 클로즈업돼 있었다. 하지만 2016년을 계기로 폭포 중심의 탐방객 모집에서 벗어나 체류·산책 프로그램을 어필하고 있다"며 "이는'관광'에서 체험·숙박형의 '여행'으로 바뀌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아오모리 토호일보 구도 히로유키 기자

니시메야 마을의 고민 "자연과 인간 공생 필요"

안몬노타키 폭포 집중화 탈피…탐방객 분산 계획 추진 예정

안몬노타키 폭포는 시라카미 산치 입산객의 약 60%가 방문하는 인기 포인트다.

니시메야 마을에 따르면 2015년 방문객은 3만4125명에 달한다. 하지만 2016년 니시메야 마을에서 임시 보도 설치를 보류한 이후 안몬노타키 폭포로 향하는 입산자는 격감했다.

안몬노타키 폭포.

다행히 단지 근처의 너도밤나무 숲 산책로를 재정비한 영향으로, 안몬노타키 폭포 주변 입산자는 2만7971명으로 전년에 비해 2% 감소하는데 그쳤다.

세키 카즈노리 촌장은 "안몬노타키 폭포는 원래 치마나 하이힐로 갈 수 있는 장소가 아니었다. 탐방객을 모집하기 위해 길이 없는 곳에 임시 보도를 건설한 뒤 많은 관광객이 이용했지만 낙석사고로 전환점을 맞이했다"면서 "자연은 자연으로 되돌려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폭포로 가는 단체 손님은 줄었지만 아쿠아 그린 빌리지 안몬에 있는 오두막 손님은 20%나 증가했다. 안몬 이용자와 매출은 모두 전년대비 5% 감소해 보합세를 보였다. 니시메야 마을 담당자는 "단체 손님은 보통 통과형으로 식사와 매점 수익을 기대할 수 없었지만 지난해 체류형 손님이 늘면서 고객 1인당 평균구매액은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니시메야 마을은 안몬노타키 폭포의 집중화에서 벗어나 쓰가루 고개와 마더 트리 등으로 탐방객을 분산시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세키 촌장은 "임시 보도에서 자연과의 관계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다"며 "탐방객 분산 계획에는 자연과 인간의 공생이 필요하며 그것이 세계유산을 보유한 마을의 역할에 대한 생각이 담겼다"고 말했다. 구도 히로유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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