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고용률 전국 최고’… 양질의 일자리도 늘려야

[사설]‘고용률 전국 최고’… 양질의 일자리도 늘려야
  • 입력 : 2017. 02.23(목) 00:00
  • 편집부 기자 hl@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전반적으로 고용시장이 얼어붙는 가운데 제주지역 고용률이 전국 최고수준을 나타냈다. 경기침체로 고용없는 성장이 일상화되는 현실에서 제주는 일단 외형적으로는 활황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빛 좋은 개살구'임이 드러난다.

통계청의 2016년 하반기 지역별 고용조사 결과 서귀포시와 제주시의 고용률은 각각 72.4%와 67.0%를 기록했다. 전국 77개 시 지역 중 1위와 3위에 오른 것이다. 작년 10월 기준 우리나라 전체 고용률(61.6%)을 10%포인트 이상 뛰어넘었다.

그런데 문제는 고용의 질이다. 도내 취업자 4명 가운데 1명은 임시·일용근로자가 차지했다. 제주시의 경우 임시·일용근로자 비중은 25.6%로 전국 155개 시군 중 네 번째로 높은 수치를 보였다. 상용근로자 비중은 제주시가 42.7%, 서귀포시는 겨우 29.5%에 그쳤다. 경기도 과천(70.2%), 경남 거제(67.5%), 경기 용인(66.6%) 등과 비교하면 고용의 질이 얼마나 낮은 지 짐작할 수 있다.

이는 필연적으로 저임금 등으로 인한 악순환과 부작용을 불러오기 마련이다. 2015년 기준 전국 16개 지자체 평균 임금 중 제주도는 192만원으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고용보험 가입률도 전국에서 가장 낮다. 지난해 4월 기준 도내 임금근로자의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고용보험 가입률은 각각 62.9%, 65.1%, 62.0% 수준이다. 전국평균 가입률(국민연금 70.2%, 건강보험 73.6%, 고용보험 71.1%)을 밑돌며 사회보장 측면에서도 취약함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최고의 복지라는 데는 별로 이견이 없다. 하지만 고용 여건이 취약하고 저임금을 양산하는 일자리는 또 다른 사회문제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고용이 불안정하고 저임금 추세가 계속되면 결국에는 소비 위축을 가져오고 지역경제에도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국내 경기 침체 속에서도 경제성장률·고용률 1위를 기록하는 것을 마냥 반길 수만은 없는 이유다. 겉으로 보이는 지표상의 수치에 현혹되기보다는 그 이면의 실상을 면밀히 분석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는 등 내실을 다지는 대책이 필요하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3261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