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졸업은 새출발? 취업 문턱서 부담감 가중

대학 졸업은 새출발? 취업 문턱서 부담감 가중
도내 대학생 취업 준비 등으로 졸업 미루기도
  • 입력 : 2017. 02.20(월) 16:40
  • 김지은기자 jieu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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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제주대학교 아라뮤즈홀에서 열린 2016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졸업생들이 학사모를 던지며 졸업을 자축하고 있다. 강경민기자

20일 제주대학교 '2016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이 열린 아라뮤즈홀에는 학사모를 쓴 졸업생의 발길이 이어졌다. 대학 문턱을 나서는 이들을 축하하기 위한 꽃다발도 분주하게 오갔다.

하지만 대학 졸업과 동시에 취업이라는 부담을 안게 된 학생들의 마음은 편치 않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졸업식장 인근에 달린 졸업 축하 현수막에는 '졸업 확행 취직하게예' '○○야 회사로 가자' '졸업?! 백수'라는 글이 적혀있었다.

졸업과 함께 취업을 한 현모(23·제주대)씨는 같은 학과 동기들의 빈자리를 느꼈다. 대학 졸업식에서 주로 마주친 것도 자신보다 입학년도가 빠른 '선배'들이었다. 현씨는 "4년 동안 쉬지 않고 학교생활을 하다 보니 다른 친구들보다 일찍 사회생활을 하게 된 편"이라며 "처음 입학할 때 동기는 40명이었는데 올해 같이 졸업하는 친구들은 18명뿐이었다"고 말했다.

대학생들이 졸업을 미루는 데는 취업난에 대한 고민이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교육부의 대학정보공시 사이트인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도내 대학 4곳(제주대학교·국제대학교·한라대학교·관광대학교) 본교의 취업대상자는 4481명이었지만 이 중 취업자는 절반을 겨우 넘는 2452명(54.71%)에 그쳤다. 이는 건강보험·국세 DB(데이터베이스)를 토대로 직장에서 건강보험료를 납부하거나 세금을 내는 취업자를 파악한 수치여서 실제 취업률과 동일시하긴 어렵지만 도내 대학 졸업생들의 취업난을 짐작하게 한다.

도내 한 대학에 다니는 강모(26)씨도 한 학기를 휴학하며 졸업 시기를 미뤘다. 졸업과 동시에 취업을 걱정해야 하는 부담감이 컸던 탓이다. 강씨는 "졸업이 가까워지다 보니 주변에서 빨리 취업을 해야 한다고 말하는 게 가장 부담이 됐다"고 토로했다.

강씨처럼 휴학, 졸업유예 등으로 졸업을 늦추는 대학생은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제주대학교의 '2016년 통계연보'를 보면 대학별 일반 휴학생(군입대 제외)은 2014년 4004명에서 2015년 4513명, 지난해 4768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또 다른 대학 관계자는 "학생들이 휴학을 하는 데는 취업이나 시험 준비 등이 영향을 주고 있다"며 "특히 졸업을 미루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말했다.

졸업과 동시에 취업을 해도 앞으로가 걱정되긴 마찬가지다. 제주대 언론홍보학과 졸업생인 김모씨는 "일단 취업을 한 상태이지만 이곳을 평생직장으로 삼을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남는다"며 "마냥 대학생활을 즐기던 때와 달리 앞으로 무엇을 하면서 삶을 이어나갈지에 대한 걱정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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