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 2월 영등달, 풍요의 바람길을 걷자

음력 2월 영등달, 풍요의 바람길을 걷자
칠머리당영등굿보존회 '영등할망 보름질 걷기'
  • 입력 : 2017. 02.15(수) 00:0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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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귀덕·하례·건입·우도 등서 보름동안 집중


제주사람들은 음력 2월을 영등달이라 했다. 이 때에 마을마다 영등신을 맞이해 어업과 해녀 채취물의 풍요를 비는 영등굿을 치렀다. 영등할망, 영등하르방 등으로 불리는 영등신은 대개 영등할망이란 여신으로 여겨진다. 이 신은 강남천자국이나 외눈박이섬에 사는 신인데, 매년 음력 2월 초하룻날에 제주도로 찾아왔다가 같은 달 15일에 다시 본국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이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오른 제주칠머리당영등굿 공개 행사를 매년 열며 영등굿의 면모를 알려온 제주칠머리당영등굿보존회가 올해도 마을 속에서, 제주사람들 속에서 영등굿을 되살려낸 축제를 연다. 문화재청의 2017년 생생문화재 프로그램으로 선보이는 '신인동락(神人同樂)의 바람축제-영등할망 보름질 걷기'다.

제주칠머리당영등굿보존회는 올해도 도내 곳곳을 돌며 ‘영등할망 보름질 걷기' 축제를 연다. 이번 축제에서는 영등퍼레이드, 그림자극, 콘텐츠 개발 워크숍 등 다채로운 볼거리와 체험거리를 선보인다. 사진 왼쪽부터 지난해 우도에서 열린 영등할망 보름질 걷기. 사진=제주칠머리당영등굿보존회 제공

이번 축제는 워크숍 일정을 포함해 총 7개월간 펼쳐지지만 이달 25일부터 다음달 12일까지 보름여가 축제의 하이라이트다.

이 기간 제주도내 곳곳에서 '영등할망 보름질(바람길) 걷기', 역사문화생태관광 프로그램인 '풍요의 신 영등신과 함께하는 제주힐링', 영등굿 복원사업인 '바람결 구름결에 깃든 영등마을', 영등굿 글로벌 아카데미,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이 예정되어 있다. '삶의 터전인 바다에 대한 제주도민들의 존경의 표현'이라는 영등굿을 가깝게 만날 수 있는 기회다.

영등할망 보름질 걷기는 제주시 한림읍 한수리(2월 25일)와 귀덕리(2월 26일), 서귀포시 남원읍 하례리(3월 1일), 제주시 건입동(3월 10일)과 우도(3월 12일)에서 차례로 진행된다. 그림자극과 마을캐릭터 등 콘텐츠 개발 워크숍, 영등퍼레이드 등으로 꾸민다.

한수리에서 열린 영등할망 보름질 걷기. 사진=제주칠머리당영등굿보존회 제공

영등굿복원사업은 한수리와 우도에서 마련된다. 한수리는 3월 4일 영등맞이굿을 하고 우도에선 3월 12일 영등송별굿을 치른다. 이들과 별개로 제주칠머리당영등굿보존회는 음력 2월 1일인 2월 26일 제주시 수협에서 영등환영제, 음력 2월 14일인 3월 11일 사라봉 칠머리당에서 영등송별제를 잇따라 치른다.

도내 거주 외국인 등을 대상으로 한 영등굿아카데미는 영등굿 송별제 현장 탐방, 기메 제작, 연물 강좌 등으로 짜여진다. 3월 4~25일, 7월 22~8월 12일 2차에 걸쳐 실시할 예정이다.

문화예술교육사업은 영등할망 이야기를 그림자극으로 감상하고 신화에 담긴 의미를 다양한 활동으로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3월 6~9일 제주칠머리당영등굿보존회 전수관에 이어 참여를 희망하는 학교, 복지시설, 어린이집 등에서 운영한다.

역사문화생태관광으로 기획된 영등할망 여행도 눈길을 끈다. 영등할망 마중여행은 2월 25~26일 한수리와 귀덕리 일대, 배웅여행은 3월 12~13일 우도를 돌아보도록 짜였다.

주최측은 "영등신에 대한 믿음으로 탄생한 거대한 가면과 장식이 등장하는 거리 퍼레이드는 영등할망 보름질 걷기의 특징"이라며 "지역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축제로 마을 구전설화와 맞물려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문의 757-7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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