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관방시설 계엄적 분위기 자아내기 위한 것

제주 관방시설 계엄적 분위기 자아내기 위한 것
  • 입력 : 2017. 02.04(토) 14:26
  • 이윤형기자yh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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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는 3성 9진 25봉수 38연대로 상징되는 독특한 관방시설이 분포한다. 관방시설의 축조는 제주가 바다로 둘러싸인 섬이자, 동아시아 해상의 요충지로서 외적의 진입이 잦았던 점, 18세기 중반 이후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제국주의 열강의 이양선 출몰 등이 영향을 끼쳤다. 그런데 이러한 제주의 관방시설은 군사적 역할 이외에도 주민 통제의 효과를 기하려는 의도도 곁들여졌다는 시각에서 분석한 논문이 나왔다.

 김일우 제주역사문화나눔연구소장은 최근 한국사학보 제65호에 '조선시대 제주 관방시설의 설치와 분포양상' 논문을 발표했다. 김 소장은 이 논문에서 제주지역은 주민통제 혹은 주민긴박의 정도가 여느 지역보다 높았던 곳이고, 연대와 봉수가 빽빽하게 들어서고 각각 군사를 배치 운영했던 점은 주민들에게 계엄적 분위기를 자아냄과 아울러 그에 따른 통제의 효과를 기하려는 의도가 곁들여졌을 것이라는 것이다.

 김 소장은 또 진성의 경우도 군사적 기능과 함께 각 읍성의 행정적 기능을 보좌함과 아울러 도심지적 역할도 기대·수행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았다. 이는 진성 설치지역이 제주도내에서 포구의 기능이 가장 양호하고, 주요 요해처인데다 외부나들이와 교역이 가장 활발한 곳이라는 점에서 번화한 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는 여건을 갖췄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제주 3곳 읍성만으로는 행정적 관할과 도심지 기능이 조방적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았던 점도 작용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김 소장은 연대와 봉수 같은 군사통신시설의 연락망 체계는 제주성을 지향하는 등 제주도내에서 하나의 완결체를 이루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는 제주가 한반도 육지부와는 멀리 떨어진 지리적 격절성에서 연유했다고 하더라도 연대와 봉수의 분포양상은 제주 사람의 자생적 의지, 더 나아가 제주 중심의 세계관 의식도 드러나는 것이라 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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