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록담]"지금, 뭣이 중헌디~”

[백록담]"지금, 뭣이 중헌디~”
  • 입력 : 2017. 01.16(월) 00:00
  • 김성훈 기자 shki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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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면 끝나나 했던 2016년이 역사속으로 묻혔다. 거론하면 열불이 나는 그 사건이 불거져 대통령이 탄핵 소추된 해다. 의혹을 파헤칠수록 국민들은 "이게 나라냐"고 속을 태웠다. 역사에 기록될 국정농단 사건은 접어두고….

지난해 제주사회는 어땠을까. 노골적으로 살펴보자. 살기 좋았을까? 도민들의 주머니 사정은 나아졌을까?

최근 제주특별자치도가 발표한 '2016 제주사회조사'가 눈길을 끈다. 도내 3000가구를 대상으로 환경, 소득, 안전부문 등 13개 분야에 걸쳐 조사한 결과다. 결론적으로 삶의 질에서 밑거름이 되는 만족도(5점 만점)가 1년새 크게 하락했다. 주거환경은 전년 3.49점에서 3.39점으로 떨어졌고 교통환경은 3.33점에서 3.28점으로 하락했다. 또 공해환경이 3.44점에서 3.32점으로 급락했다,

도내 4가구 중 1가구(23.7%)의 월평균 소득은 200~300만원에 그쳤다. 100만원 미만이라고 답한 비율도 무려 18%에 달했다. 10가구 중 4가구 이상이 월 300만원 미만의 소득을 얻고 있다고 답했다. 생활전반에 대한 안전의식도 조사대상의 절반 가량은 "불안감을 느낀다"고 했다.

소득부분,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지역소득(잠정)' 자료에 따르면 제주지역 1인당 지역내 총생산은 2628만원으로 집계됐다. 2628만원이라는 금액, 어느수준인지 잘 감이오지 않는다. 전국평균과 비교해보자. 전국 16개 시·도의 평균은 3089만원이다. 제주, 전국평균보다 461만원이 적다. 16개 시·도 중 10번째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1인당 개인소득은 1649만원으로 집계됐다. 전국평균은 1717만원이다. 소득이 적다는 것, 임금수준이 전국 최하위라는 소리다.

그런데 참 아이러니다. 2015년 제주지역내 총생산(GRDP) 규모가 전년보다 무려 4.5%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기간 전국평균 성장률은 2.8%다. 거의 갑절에 가까운 수치다. 당연히 전국 시·도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관광객이 크게 늘고 그로 인해 투자가 활발해진탓에 서비스업과 건설업 경기가 상승하면서 표면적으로 제주경제는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전국 곳곳 지방정부가 제주를 부러워했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정작 선대로부터 제주에 뿌리를 내려 살고 있는 도민들은 숨이 턱턱 막힌다. 주머니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는데 물가는 비싸졌다. 지난해 아파트매매가격(한국감정원 조사결과)은 전년보다 7.2%(전국평균 0.8%) 상승했다. 아파트도 아닌 약 80㎥ 내외의 빌라나 다세대 주택의 경우 전셋값만 2억 내외에 달한다는 소리가 들린다. 1인당 개인소득은 전국 꼴찌 수준인데 집값은 전국 최고수준이다. 풍요속 빈곤, 곧 '빛좋은 개살구'라는 말이 나오지 않을수 없는 상황이다.

이뿐인가. 교통난은 이제 행정이 손쓸수 없을 정도로 포화돼 도민들의 스트레스는 최고조에 달했다. 자다가 악취에 깰 정도로 하수처리 자정능력은 아예 상실됐다. 생활쓰레기 문제는 최근 제주사회의 핫 이슈로 등장한 사안이다. 이는 그동안 겉성장에만 치중해왔던 결과일게다. 게다가 이같은 작금의 상황은 악화되면 됐지 조만간 해소될 기미는 감감하다.

외지인들이 가장 부러워 했던, 그리고 제주의 지속성장 가능한 미래를 담보했던, 바로 '제주다움'이 사라지고 있다는게 중론이다. 인구가 늘면 대수인가, 관광객 2000만명? 안오면 뭐 어떤가. 2017년을 막 시작한 제주에 주문해본다. "지금, 뭣이 중헌디~".

<김성훈 뉴미디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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