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담론]쓰레기 요일별 배출제를 자원 요일별 회수제로 바꾸자

[목요담론]쓰레기 요일별 배출제를 자원 요일별 회수제로 바꾸자
  • 입력 : 2017. 01.05(목) 00:00
  • 편집부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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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광물자원의 90%, 에너지의 97% 이상을 해외에서 수입하는 자원·에너지 빈국이다. 2013년 우리나라 원자재의 전체 수입량은 1일 평균 1조 원으로, 주력 수출품인 철강, 반도체 등의 1일 평균 수출액을 합한 5500억 원의 약 2배에 달하는 액수이다.

우리나라는 자원·에너지 회수가 가능한 물질(폐기물의 56%)을 폐기물과 함께 매립하거나 단순 소각하고 있다. 빈 병이 최종 폐기되기까지 재사용하는 횟수도 우리나라는 8회, 핀란드 30회, 독일은 40회이다. 빈 병 재활용률도 우리나라는 85%에 불과하지만 핀란드 98.5%, 독일은 90%이다.

자원순환사회는 사회 구성원이 함께 폐기물의 발생을 억제하고 발생된 폐기물을 적정하게 재활용하거나 처리하는 등 자원의 순환과정을 환경친화적으로 이용하고 관리하는 사회이다.

제주는 지금 쓰레기 처리라는 성장통을 겪고 있다. 자원순환사회로 나아갈 것인가, 아니면 지금처럼 환경의 위기를 초래하는 자원낭비사회에서 안주하며 살 것인가를 선택하는 기로에 있다.

제주미래비전에서 제시하고 있는 '모두가 체감하는 깨끗한 자원순환사회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청정과 공존의 의미에 대해 전문가 의견을 조사한 바 있다. 청정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자원순환형 사회 구축(5점 평균 4.06), 다량의 오염물질과 폐기물 발생 사업 제한(4.09), 자원재활용 확대 및 녹색생활 실천(4.12), 폐기물 직매립 금지(4.11)'가 필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공존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폐기물 배출량 최소화를 위한 교육·홍보 강화(4.14), 쓰레기 종량제 정착(4.09), 재활용 장터 운영(4.00), 친환경 기업의 제품을 우선 구매하는 녹색소비 실천(4.03)'이 필요하다고 응답하였다.

일본의 기타큐슈시(北九州市)는 일본 환경수도 콘테스트에서 2006년과 2007년 2회 연속으로 일본의 환경수도로 인증받은 도시이다. 기타큐슈시는 처음부터 자원과 쓰레기를 분리하여 관리하고 있다. 캔·병·페트병은 수요일에, 플라스틱제 용기포장은 주 1회, 플라스틱제 접시·종이팩·형광등·철제 주방용품·소형전자제품은 거점 회수시설에서 회수, 전지·잉크카트리지, 사용하고 난 식용유·헌옷은 집단 회수박스에서 회수, 폐지는 집단 자원 회수로 관리하고 있다. 이러한 것들을 모두 쓰레기가 아닌 자원으로 정하여, 수거·운반 및 재활용이나 재사용하는 자원순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쓰레기는 이들 자원과 별도로 관리한다. 가정 쓰레기는 주 2회, 대형 쓰레기 등은 사전 신청에 따라 대형쓰레기 수집센터에서 직접 가정을 방문하여 수거하고 있다.

쓰레기 문제 해결은 제주도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제주가 자랑하는 자연 유산을 후손에게 돌려주기 위한 자랑스런 유업(遺業)의 시작이다. 쓰레기 발생량을 줄이는 일은 편리하거나 불편함의 차원을 넘어 청정과 공존의 가치를 실현하는 본질적인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쓰레기와 함께 배출한 후에 자원을 다시 찾는 폐기물(폐기물 발생량 억제, 재활용 등) 정책이 아니라 자원과 쓰레기를 처음부터 구분하여 관리하는 인식과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 따라서 행정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쓰레기 요일별 배출제를 자원 요일별 회수제로 전환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자원의 재사용, 재활용하는 수거·운반시스템 구축, 자원회수 센터 및 자원화 시설 건립 등 친환경 사회시스템과 인프라도 함께 구축해야 한다.

도민과 함께 제주사회 구성원 모두의 지혜와 역량을 모아야 할 때이다.

<김태윤 제주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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