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요일별 배출제 '아파트' 사각지대

쓰레기 요일별 배출제 '아파트' 사각지대
제주시, 관리자 있는 공동주거공간 홍보 배제
입주자들 종전처럼 배출하면 집하장서 추가 분리
생활쓰레기 저감·재활용 제고 등 시행 취지 무색
  • 입력 : 2016. 12.07(수) 18:10
  • 임수아 기자 sua@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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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 쓰레기 요일별 배출제가 논란 속에 시범운영되고 있는 가운데 아파트 등 공동주거공간이 규제 사각지대에 놓이며 미봉책에 그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7일 오전 10시 제주시 이도2동 600여 세대가 거주하는 A아파트 단지 내 쓰레기 집하장은 쓰레기 배출 시간제한(오후 6시부터 자정)이 있는 외부 클린하우스와는 달리 오전 시간에도 입주민들이 자유롭게 쓰레기를 버리는 모습이었다. 주민들은 요일별배출제 시행전과 마찬가지로 플라스틱과 종이류로 나눠 쓰레기를 분리수거했다. 하지만 집하장 뒷편에는 스티로폼이 쌓여 있고 캔과 유리병 등은 종류별로 따로 비닐에 담겨 보관돼 있었다.

 해당 아파트의 청소 용역 관리자는 "요일별 배출제 시행 후 제주시가 요일별로 쓰레기를 수거하다 보니 해당 요일이 아닌 쓰레기가 계속 쌓였다"며 "미화원들이 매일 버려진 재활용 쓰레기를 다시 비닐과 유리, 캔 등 세부적으로 분리하는 추가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주시는 시범운영 집중 홍보 기간인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제주시권 클린하우스 2037개소에 공무원을 비롯한 환경지킴이를 배치해 요일별 배출제 배출방법 등을 홍보·교육했다. 하지만 아파트 등 공동주거공간은 관리자가 있는 주거공간이라는 이유로 배제됐다.

7일 오전 11시 종량제 봉투에 담긴 가연성쓰레기가 배출돼 있다. 임수아기자

 관리자는 "시범시행 이틀만인 지난 3일에는 시 관계자가 '요일별 분리배출을 하지 않으면 쓰레기를 가져가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더라"며 "입주민들도 똑같은 세금을 내는 주민인데 요일별 배출제 관리를 온전히 아파트 관리인들에게 떠넘긴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경비원 홍모(61)씨 또한 "단지내 쓰레기 집하장이 7곳에 달하는데 24시간 3교대 근무로 쓰레기 감시에만 매달릴 수는 없다"며 "입주민들도 자신이 낸 돈으로 미화원을 쓰는데 왜 요일별 배출제에 따라야 하냐는 항의를 한다"고 토로했다.

 반면 A아파트와는 달리 따로 재활용쓰레기 관리업체를 두는 아파트의 경우 요일별 배출제의 영향을 받고 있지 않아 생활쓰레기를 줄이고 재활용률을 높이겠다는 시의 취지를 무색케하고 있다.

 아라동 B아파트 관리자는 "요일별 배출제 반상회 때 시 관계자가 '자체 쓰레기 배출 규정이 있는 아파트 등 공동주거공간은 요일별 배출제를 안따라도 된다'고 했다"며 "빈병과 스티로폼 등은 종전부터 시에서 주 1회 수거해갔기 때문에 변동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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