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읍면동장이 파리목숨이냐, 잦은 교체 안돼

[사설]읍면동장이 파리목숨이냐, 잦은 교체 안돼
  • 입력 : 2016. 12.07(수) 00:00
  • 편집부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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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면동의 역할이 날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특별자치도 출범 후 더욱 그렇다. 권한 이양과 행정기능을 강화하며 읍면동의 존재감을 고민할 정도다. 읍면동은 주민 행정체감과 직결된다. 때문에 읍면동장은 전문성도 중요하지만 해당 지역을 잘 알아야 한다. 그래서 이전엔 가급적 해당 지역 출신들을 읍면동장에 기용하는 사례가 많았다. 하지만 원희룡 도정 출범 후 읍면동장에 대한 출신 지역을 배제하는 '향피제'를 도입했었다.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많아 1년 만에 접었다.

5일 제347회 도의회 정례회에서 김영보 의원의 지적이 주목받았다. 읍면동장의 잦은 교체를 문제 삼은 것이다. 김 의원은 원 도정이 출범한 2014년 8월부터 2년간 제주시는 55명의 읍면동장이, 서귀포시는 34명이 교체됐다고 꼬집었다. 6개월을 넘기지 못한 읍면동장이 수두룩했다. 심도있는 고민 없이 휘둘려진 읍면동장의 잣대가 그들을 파리목숨으로 만들어 버렸다. 잦은 교체는 읍면동의 행정서비스와 신뢰를 바닥치게 했다. 읍면동정을 비롯 업무파악도 해보지 못한 채 짐 싸기에 바빴다. 삼도1동장은 4개월 만에, 오라·예래동장은 재임 기간이 5개월에 그쳤다. 읍면동장을 인사의 시험대상인 양 바꾸고 휘둘려졌던 것이다. 원 도정 2년간 교체된 제주시 55명의 읍면동장 중 재임 기간이 4~6개월 남짓에 그친 자는 12명으로 전체 21.8%나 됐다. 서귀포시도 34명 중 5명이 6개월 임기에 그쳤다. 김영보 의원은 "읍면동장의 지역에 대한 이해와 주민들과의 교류는 행정서비스 만족도를 좌우하는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라며 "잦은 교체는 대단히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맞는 말이다. 김경학 의원은 한발짝 더 나아가 "읍면동장의 잦은 교체는 전임 도정 색채 지우기 또는 총선 결과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일리가 있는 지적이다.

행정 최일선의 장을 수시로 바꾸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원칙과 기본을 가지고 인사를 단행해야 하고 읍면동장으로 발령된 자는 실력발휘를 위해 최소한의 임기보장으로 지역민과의 교류와 이해가 이뤄져야 한다. 그럴 때 행정신뢰도가 제고되고 각종 현안 처리에도 탄력받을 것이다. 인사가 만사다. 내년 초 정기인사 때 신중하고도 공직사회 공감과 신뢰를 얻는 인사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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