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이슈 제대로 만들어내는 것도 언론 역할"

"갈등이슈 제대로 만들어내는 것도 언론 역할"
제주언론학회 2일 정기학술세미나
'소통과 화합 위한 지역언론 역할'
  • 입력 : 2016. 12.02(금) 17:08
  • 표성준기자 sjpy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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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언론학회는 2일 제주칼호텔에서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10주년 평가: 소통과 화합을 위한 지역언론의 역할'을 주제로 정기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제주해군기지와 제2공항 등과 같이 제주는 끊임 없는 갈등으로 수천년간 이어온 공동체가 파괴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10주년을 맞아 그동안 추구해온 가치를 성찰하고, 소통과 화합을 위한 지역언론의 역할을 점검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제주언론학회는 2일 제주칼호텔에서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10주년 평가: 소통과 화합을 위한 지역언론의 역할'을 주제로 정기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세션 1 안도현 제주대 언론홍보학과 교수의 '제주사회 소통과 화합을 위한 지역언론의 역할', 세션 2 김상훈 제주한라대 방송영상학과 교수의 '제주지역 갈등사례 유형과 해결 역량 강화 방안', 세션 3 고상호 제주특별자치도 특별자치제도추진단장의 '제주특별자치도 10년 평가 및 향후 추진 방향'을 주제로 한 발표가 진행됐다.

 세션 1에서 토론자로 참여한 오승철 제주MBC 보도제작국장은 지역언론의 역할에 대해 "지역에 어젠다를 제시할 수 있는 장기 기획 뉴스를 발굴하고, 멀티미디어 시대에 맞게 소통 경로를 넓혀야 한다"면서 "취재원과 정보 취득을 다양화하고 탐사보도를 노력해야 하며, 필요하다면 '지역언론발전조례'를 제정해서라도 지역언론에 대한 정책적 지원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주섭 제주대 교육대 교수는 "학생들의 수준과 학교 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지만 미디어 교육은 미디어 중독이나 선정성, 폭력성으로부터의 보호를 위한 방어적·예방적 교육에 머물고 있다"며 "방과 후 활동에서 산발적으로 이뤄지는 N.I.E.나 영상 활용 교육 등을 넘어서 미디어를 교과의 수업에 접목할 수 있어야 하고, 신문과 방송, 포털 등을 아우르는 미디어 교육 통합 기구 구성으로 제주지역 미디어 교육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홍영철 제주참여환경연대 공동대표는 소통과 화합을 위한 지역언론의 과제로 "지역언론재단을 세워 심층취재와 탐사보도 등의 역할을 담당하는 방법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며 "특정 사안에 대한 사주의 이익이 언론에 투영되고 이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공동으로 밝힐 역할이 기자협회의 설립목적을 넘어선 것이라면 별도의 기구를 구성해 편집권 독립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세션 2에서 강영진 한국갈등해결연구원장은 제주해군기지와 제2공항 등의 사례를 통해 제주사회 갈등 현황 및 유형을 분석하고 갈등 해결 강화 방안을 제시했다. 강 원장은 "중앙정부 정책사업이 제주도의 가치나 도민의 이익과 배치될 때 제주도정은 그동안 주로 중앙정부 편에 서서 집행자·대리인 역할을 수행했다"며 "제주도정에 우선 요구되는 것은 도민의 가치와 이익을 대변하는 일이고, 그런 다음 필요할 경우 중앙정부와 도민 사이에서 조정자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원장은 또 "그간 제주지역의 갈등상황에서 시민단체와 언론이 중요한 역할을 해왔으나 해군기지와 제2공항 등 주요 갈등사안에서 대응이 늦거나 초점을 잘못 잡는 문제점을 드러냈다"며 "비판적 관여가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거리두기나 피상적 양비론에 매몰되지 말고 사안의 핵심을 들여다봐야 하고, 민주사회에서 공동체를 지탱하는 근간은 다름 아닌 '절차적 정의'임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토론에 나선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원은 "지방정부가 정책의 추진에서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는 근거로 공익을 표명하지만 이를 지역주민에게 이해시키고 설득하기 위한 정당성을 적극적으로 확보하지 않음으로써 공공갈등을 야기하는 것"이라며 "공공갈등이 발생하면 지역사회에 정확히 정보를 전달하고, 갈등 원인-관리-해결 등 단계별 갈등관리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낙진 제주대 언론홍보학과 교수도 "제주언론들이 앞선 정책들을 갈등이슈로 다루었다면, 제주에서 나타나고 있는 작금의 폐해들(자연환경 훼손, 외지 자본에 의한 제주 잠식, 제주 원주민의 주변부화 등등)이 조금은 줄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며 "제2공항 역시 들어설 때의 이점과 성과만이 아니라 염려되는 점과 대비해야 할 점들을 미리 헤아려 살폈다면 지금보다는 나은 결과들을 찾아낼 수 있었을 것이다. 갈등이슈를 제대로 만들어내는 것도 언론의 본연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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