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의인'도 함께 달렸다

'세월호 의인'도 함께 달렸다
김동수씨 하프 참가… "세월호 관심가져달라"
최근 국정운영 빗대 "마라톤은 거짓말 않는다"
  • 입력 : 2016. 11.13(일) 17:44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13일 열린 제주감귤국제마라톤대회에서 질주하고 있는 김동수씨. 강경민 기자

2016 부영사랑으로 제주감귤국제마라톤대회가 세월호의 아픔을 담아냈다.

 침몰하는 세월호에서 승객 20여명을 구조해 '파란바지의 의인'으로 불리는 김동수(51)씨가 13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하프코스를 뛰면서 "세월호 진상규명 여러분의 관심이 절실합니다"라는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했기 때문이다. 그를 알아 본 많은 사람들이 뜨거운 박수로 용기를 불어 넣어 주었다.

 1시간 20분대의 기록을 갖고 있다는 김동수씨는 "마라톤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성취감도 있고, 그러나 우리 국가는 그러지 못하고 있다"며 최근의 국정운영에 경종을 울렸다.

 "지난 5월26일부터 병원 입원중이었는데 가퇴원상태로 이번 대회에 참가하게 됐다. 그전 부터 마라톤대회를 알고 있었고, 준비했는데 정작 뛰고 싶었던 제코스에는 신청하지 못해 주위의 도움을 받아 뛸 수 있었다"고 그간의 일상과 참가배경을 소개했다.

 김씨는 그동안 힘들었던 시기를 털어놓으면서도 늘 가슴속에는 세월호에 대해 진정성 없이 다가가는 현 정권에 대한 분노를 터트렸다. "몸으로 부딪치면서 그렇게 호소하고 애원했건만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며 "오죽했으며 극단적인 생각과 행동까지 했겠느냐"고 말끝을 흐렸다.

 "과거 지금보다 젊은 시절 마라톤을 뛰기 시작했는데 세월호라는 암초를 만나 넘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다시 새롭게 뛰어야 하는 상태로 되돌아갔다. 그런데 너무 힘들어 다시 출발도 못한 상태"라며 "마라톤 자체가 자신만의 생각을 할 수 있고, 주변에서도 응원해주기 때문에 지루함도 없는 등 더 없이 좋은 운동"이라고 마라톤과 인생을 비유했다.

 최근 일련의 촛불집회와 관련 그는 "어떤 사회든 좋지 못한 일이 있을 수 있다. 예방하지 못한 책임도 있지만 무엇보다 사후에도 진실을 밝히지 않은채 덮기 바쁘거나 왜곡하려는 정부의 태도가 이 지경까지 이른 것 같다"며 "앞으로 어떻게 사태가 진행될 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국가기강이 제대로 선 더 없이 좋은 나라가 됐으면 하는 작은 소망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와 사회에 대한 좋지 않은 감정을 가슴속에 넣어두다 보니 현재에 이르렀다. 국가가 달라진다면 새롭게 출발할 수 있도록 땀흘리고 싶다. 마라톤을 통해서 많은 이들에게 정의와 진실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나가고 싶다"는 작은 소망을 전했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6967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