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과부하 걸린 쓰레기, 이래도 ‘청정제주’인가

[사설]과부하 걸린 쓰레기, 이래도 ‘청정제주’인가
  • 입력 : 2016. 10.25(화) 00:00
  • 편집부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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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년 새 인구와 관광객이 급격히 늘면서 제주섬에 쓰레기가 넘쳐나고 있다. 청정제주가 쓰레기로 심각한 몸살을 앓기에 이르렀다. 도심지 골목 곳곳에 설치된 클린하우스를 지나다보면 실감할 수 있다. 과연 청정제주가 맞는가 싶을 정도로 클린하우스가 난리다. 단순히 쓰레기만 넘치는 것이 아니다. 분리배출도 엉망이다. 규격봉투에 넣지도 않고 마구 버리기 일쑤다. 클린하우스가 이런 지경이니 쓰레기 처리에 과부하가 걸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도내 클린하우스는 2005년 전국 최초로 도입됐다. 하지만 인구와 관광객이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클린하우스의 위상을 망가뜨리고 있다. 24시간 개방으로 무분별한 배출에다 불법투기가 성행하면서 생활민원으로 들끓고 있기 때문이다. 도민과 관광객이 버리는 쓰레기의 양은 1인당 1.73㎏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이는 매립장 만적을 앞당기고 소각장의 과부하로 이어지고 있다. 제주시지역의 경우 1일 음식물 폐기물은 하루평균 149t이지만 봉개매립장 처리능력은 110t에 불과하다. 매일 40t씩 연간 15t 트럭 1000대 분량인 1만5000t 가량이 적체되는 셈이다. 특히 몰려드는 국내외 관광객으로 300인 이상 대형업체의 쓰레기 발생량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매립장 만적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건축경기가 활성화되면서 발생하는 건축폐기물은 또다른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게다가 인근 타지역은 물론 주변 국가에서 유입되는 해양쓰레기와 함께 기후변화에 따른 각종 파래 및 괭생이모자반 등의 이상번식도 중·장기적으로 청소행정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 쓰레기 처리문제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그렇다고 해법을 찾는 것도 녹록지 않다. 인구와 관광객은 계속 늘어나지, 건축폐기물에 해양쓰레기까지 뒤덮이고 있다. 그야말로 갈수록 태산이다. 청정제주가 '쓰레기섬'이라는 오명을 받을 처지에 놓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쓰레기를 버리는 도민들의 의식부터 달라져야 한다. 그게 어려운 일도 아니다. 실생활에서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고 재활용률을 높이면 된다. 지금과 같이 클린하우스를 마치 쓰레기처리장처럼 이용한다면 더 이상 청정제주라고 자랑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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