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품창 화백의 서귀포 정착기

김품창 화백의 서귀포 정착기
  • 입력 : 2016. 08.26(금) 11:05
  • 김장환 시민기자 goodnews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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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귀촌’이라는 말이 일상화 된 것은 2010년대 이후로 그리 오래지 않다. 제주도로 이주해 오는 사람들은 각기 꾸어온 꿈을 구체화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겪지 못한 시련들을 대부분 경험하게 된다. 몇 백 년 전으로 돌아가면 그때는 전란과 기근의 고달픈 삶에서 벗어나려고 새로운 삶을 찾아 온 유민들이 정착한 후 삼성혈과 같은 신화를 만들어 낸 것이 아닌가 한다. 이러한 신화는 지금도 만들어 지고 있으며, 제주도는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살고 싶어 하는 꿈의 대상으로 신화는 계속 만들어 질 것이다.

귀농귀촌의 행렬이 시작되기 전 2001년 김품창 화백은 가족과 함께 미지의 세계를 찾아왔는데, 서귀포로 이주는 그가 살아오면서 가장 잘한 두 가지 선택 중 하나가 되었다. 예술가로 살아간다는 것은 어느 곳, 어느 시대나 쉬운 일이 아니다. 불후의 거장이 된 이중섭과 같이 그림밖에 모를 경우 더 고달픈 삶을 살 수 밖에 없다. 그런데 그가 잘한 또 하나의 선택은 동화작가가 된 부인을 만난 것이다. 그 부부는 천생연분의 합작으로 제주도의 신화를 새롭게 만들어 나가고 있다.

그는 지난해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으로 선정되고, 서귀포 예술의 전당에서 개인전에 이어 금년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개인전은 기대이상의 성과를 이룩했다고 만족해했다. 그리고 지난해에 임대에서 자가 주택을 마련하는 기회도 마련할 수 있어 이제는 더욱 작품 활동에 정진할 수 있다고 다행스러워했다. 김화백은 탐라도서관에서 매주 ‘제주올래 그림책 일러스트’강좌를 운영하고 일일체험 재능기부 사업도 추진하고 있는 등 제주지역사회에 대한 애정도 각별하다.

작품 활동을 제대로 하려면 정신세계가 당당해야 하는데, 당당하려면 물질에 끌려가거나 노예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이제는 궁핍한 생활에 속상해 하지 않고, 좀 더 긍정적인 자세로 진실하고 정직하게 살면서 이웃과 사회에 더 많은 기여를 하며 자신의 삶과 정신을 그림을 통해 역사에 남기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그는 몇 년의 흐름에서 제주는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어울림의 공간으로 그들 모두가 서로의 존재 가치를 존중하며 서로 소통하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이상세계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소개했는데, 그의 그림에는 하늘, 땅, 바다의 구별을 두지 않고, 고래와 해녀, 문어, 사람 등등이 함께 담겨있다.

그는 부인 장수명의 똥돼지, 노리의 여행, 고래나라, 세한도 등의 동화책에 그림을 그리는 등 제주도 신화를 풍요롭게 발전시키고, 외부에 알리는 작업을 통해 제주도문화산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기여했다며 앞으로도 일정한 역할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부인은 내년 출간 예정으로 제주도 신화역사 소설을 쓰고 있다고 소개했다. 매년 명절 때 그의 가족이 탐라왕자 묘를 찾아 예를 갖추는 것에서는 소실된 신화와 역사로부터 영감을 얻어 보려는 것으로 짐작이 됐다.

김품창 화백을 만나면서 제주도의 문화세계가 더 알찬 발전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과 함께 설문대 할망 등 많은 신화들이 단순 신화에서 스토리를 갖춘 역사신화로 새롭게 태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갖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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