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끊이지 않는 산림훼손, 미리 막을 방법 없나

[사설]끊이지 않는 산림훼손, 미리 막을 방법 없나
  • 입력 : 2016. 07.26(화) 00:00
  • 편집부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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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산림훼손이 심각한 지경이다. 땅값이 폭등하면서 산림을 표적으로 무차별 훼손이 자행되고 있다. 이러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국제보호지역인 제주섬의 산림이 얼마나 남아날지 우려스러울 정도다. 행정과 사법당국의 단속 강화에도 불구하고 지가 상승을 노린 무허가 벌채와 불법 산지전용 행위 등 산림훼손이 여전히 판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서부경찰서는 제주시 애월읍 소재 밭과 산림이 혼합된 2필지에 대해 개간허가를 받지 않고 무단으로 벌목해 매립한 토지주에 대해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현장 확인 결과 아직 평탄화작업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중장비를 이용해 땅을 갈아엎은 흔적이 역력하다. 향후 평탄화작업을 위해 낮은 지대에는 흙을 높게 쌓아뒀고, 높은 지대에도 일부 군데군데 흙더미를 모아놓은 것이 눈에 띄었다.

특히 지역사정을 잘 아는 마을주민의 얘기를 통해 무단벌목이 이뤄졌음을 짐작케 한다. 토지주는 타지역 출신 귀농인으로 1년 전 표고버섯을 재배했는데 농사는 뒷전이고, 부동산 개발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지역은 3300㎡ 규모로 예전에 소나무숲이었다. 그런데 토지주가 어느 날 중장비를 동원해 큰 소나무 등을 벌채하고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뿌리까지 모두 땅에 매립했다는 것이다. 소나무재선충병으로 벌목이 이뤄졌다면 그루터기가 남았을텐데 그런 흔적이 전혀 없어서 몰래 나무를 베어낸 것으로 여기고 있다. 행정과 사법당국에서 산림에 대한 특별단속과 법적용이 강화되면서 그 수법이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산림훼손의 개연성은 늘 있게 마련이지만 유독 올들어 극성이다. 적발건수가 그대로 방증한다. 자치경찰은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넉달 새 산림훼손 65건을 적발해 수사하고 있다. 기획부동산업자 5명을 구속하고 49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나머지 16건은 현재 수사중이다. 마치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듯이 불법 산림훼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심지어 산지 원상복구 명령을 받은 후 또다시 산지를 훼손하는 사례까지 불거지고 있는 실정이다. 산림에 대한 관리가 얼마나 허술했으면 당국의 조치를 이렇게 비웃을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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