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리요금 인상도 좋지만 걸맞는 서비스 절실

[사설]대리요금 인상도 좋지만 걸맞는 서비스 절실
  • 입력 : 2016. 07.25(월) 00:00
  • 편집부 기자 hl@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대리운전은 한국 특유의 24시간 음주가무 문화와 세대당 자동차 보유댓수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적은 인건비가 결합하여 생긴 직종이다. 외신에선 '한국엔 유령이 있다. 술을 마시고 있으면 홀연히 찾아와 안전하게 집까지 차를 운전해주고 사라지는 유령이 있다'고 표현할 정도다. 2000년대 들어 대리운전 회사가 우후죽순처럼 생기고 최근엔 소수 업체들이 부침에 따라 연합형태를 띠며 기업형 회사로 바뀌고 있다. 또 대리운전 시장이 해마다 확산일로에 있지만 그에따른 기사 부족현상으로 업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근 도내 대리운전 업체가 요금 기습인상으로 눈총과 종종 실랑이가 벌어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부터 도내 업체들이 대부분 9000원 하던 대리비를 1만2000원에서 외곽은 3만5000원까지 책정해 받기 시작했다. 한꺼번에 30%가까이 인상된 것이다. 이 때문에 대리기사와 이용객 간 요금시비가 잦다. 기사들은 "업계가 한 일이지 우리는 잘 모른다"며 말을 아낀다. 일부는 웃돈을 제시하면 20~30분 걸리던 대기시간을 5분이내로 단축하는 퀵서비스까지 등장해 사실상 기본 1만2000원 요금이 유명무실하다. 업계는 물가와 보험료 부담이 커서 어쩔수 없다고 밝힌다. 또 업계는 대리비를 인상 하지 않을 경우 기사들의 수익을 보장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대리기사는 요금인상을 해봤자 큰혜택이 없다는 입장이고, 업계는 인상하고 싶지 않지만 기사의 처우 등 때문이라니 서로 앞뒤가 맞지 않는 궁색한 변병이다. 한 기사는 "요금인상의 근본 이유는 대리기사 확보난 때문에 생기는 일"이라고 말했다. 콜 수요에 비해 제때 배치할 기사가 모자라면서 수요와 공급체계가 무너졌다는 것이다.

음주운전 단속 강화로 대리운전 시장 규모는 날로 커질 것이다. 합리적인 요금책정은 필요하다. 다만 수요자와 공급자가 공감대가 이뤄지는 방향에서 결정돼야 한다. 서비스질은 오히려 떨어지는데 잇속 챙기기만 해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당국은 대리운전과 관련 요금의 적정한 조정과 보험가입을 비롯 기사의 처우 등에 대해 촘촘한 진단과 검토를 시행하라. 취객의 흔들거리는 일상처럼 대리운전 시장도 비틀 거려서는 안되는 것이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2285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