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열병 여파…관련업계 아우성

돼지열병 여파…관련업계 아우성
육가공업체 도축량 감소에 거래처 관리 비상
거래처 뺏기면 정상화돼도 공급과잉 우려
마트·전문식당도 납품 감소 판매·영업 차질
  • 입력 : 2016. 06.30(목) 16:17
  • 문미숙 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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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만에 제주에서 발생한 '돼지열병'으로 돼지 도축량이 크게 감소하면서 육가공업체와 유통매장, 음식점 등 관련업계의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돼지 도축물량의 75%가 도외지역으로 유통돼온 상황에서 거래처 납품량이 줄어들면 다른지방산 돼지고기에 시장을 내줄 우려가 크고, 도내 음식점에서도 물량 부족으로 정상영업에 차질을 빚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가뜩이나 돼지고기 수요가 많은 여름철인데다 당분간 공급물량 부족에 따른 가격인상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소비자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30일 도내 육가공업체와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평소 1~2일치 정도의 돼지고기물량을 비축하고 있어 1일까지는 큰 문제가 없지만 주말부터는 물량 확보난으로 정상 납품과 판매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돼지열병 발생으로 이동이 제한된 농가는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 발생농가를 중심으로 반경 3㎞ 이내 위험지역과 반경 3~10㎞ 이내 경계지역내에 있는 154농가의 돼지 27만2000마리다. 이는 도내 전체 280여 양돈농가에서 사육하는 56만3700여마리의 절반정도 규모여서 도내 육가공업체와 유통매장, 음식점에선 물량수급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소독을 위해 29~30일 이틀간 도축이 중단됐던 제주축협축산물공판장 도축장은 1일부터 운영을 재개한다. 하지만 이 날 도축 예상량은 평소 하루 도축량인 3300~3500마리를 훨씬 밑돌 것으로 점쳐진다. 제주축협축산물공판장 관계자는 "30일 양돈농가에 전화해 1일 출하 가능물량을 확인했는데 3000마리 정도로 예상된다. 농가에서 출하할 돼지물량이 미미한 상황에서 주말 도축장 가동은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다음주 중반부터는 도축물량이 더욱 줄어들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평소 도축물량의 75%정도를 도외로 유통해온 육가공업체들은 이미 다른지방 거래처 납품에 차질을 빚고 있는데, 앞으로 도축물량 감소로 납품가격까지 오르게 되면 다른지방 돼지고기에 시장을 뺏길 수 있다. 한 육가공업체 관계자는 "1일부터 도축이 재개된다고 해도 평소보다 물량이 줄어들면 경락가격이 올라 다른지방에서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고, 또 이동제한이 풀리면 당분간 홍수출하에 따른 잉여물량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하루 120㎏의 돼지고기를 판매해온 도내 한 유통매장은 "1일까지 판매물량은 어렵게 확보했지만 주말부터는 물량 부족이 예상돼 가격도 소폭 오름세로 조정될 것 같다"고 했다. 또 한 제주산 돼지고기 전문식당은 "납품받는 돼지고기 물량이 감소하면 영업시간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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