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愛빠지다](7) 대천동 '빅 허그 데이'

[제주愛빠지다](7) 대천동 '빅 허그 데이'
원주민·정착민 구분없이 한데 어우러진 축제
  • 입력 : 2016. 06.10(금) 00:00
  • 최태경 기자 tkchoi@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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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을 풀고 배려·상생 계기
대천동 마을 축제로 자리매김
해군 구상권 청구문제 '불똥'


"일년에 하루만이라도 서로를 배려하고 사랑하자!" 아니다. "이 하루를 시작으로 매일매일을 서로를 배려하고 사랑하는 시간을 만들자!"

원주민과 정착주민이 한데 어우러져 행복한 마을 만들기에 나서 화제인 곳이 있다. 바로 서귀포시 대천동이다.

지난달 20일 서귀포시 캔싱턴리조트에서 '빅 허그 데이(BIG H ♥G DAY)' 축제가 열렸다. '빅 허그 데이' 축제는 2014년 7월 '농업과 예술의 만남'을 테마로 감귤농장인 한라뜰농원에서 펼쳐진 '감귤밭 콘서트[드릇파티 문화제](2014~2015)'를 모태로 탄생했다. 뜰이 있는 밭이라는 뜻의 '드릇팟디'의 이름에서 처럼 농업인과 예술인들이 중심이 된 네트워크 파티였다.

그런데 협소했던 장소를 확장하고, 농업인과 예술인뿐 아니라 지역민과 정착민 모두가 함께 어우르는 대천동 문화제로서 마을 축제 '빅 허그 데이'가 탄생했다. 대천동주민자치위원회의 이태정 위원장과 대천동 정착민협의회의 이형재 회장이 공동운영위원장을 맡은 것도 이러한 의미를 잘 반영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들은 "최근 몇년 사이 많은 이주민들이 제주도에 정착하면서 지역민과 정착민 사이에 문화적 차이로 인한 갈등과 오해를 '빅 허그 데이'를 통해 서로 배려하고, 따뜻하게 안아주며 상생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행사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날 마련된 다채로운 프로그램은 대천동 주민들은 물론이고 관광객들까지 한마음이 되기에 충분했다. 40여개 팀의 셀러가 참여하는 다채로운 '허그마켓(프리마켓)'과 가족형 어린이 미술체험 프로그램, 황금 돌하르방의 프리허그 퍼포먼스, 다양한 분야의 공연들이 자유롭게 펼쳐지는 '프리허그 스테이지', 리조트 야외수영장을 이용한 이색적인 수상무대에서 공연을 펼친 '빅 허그 스테이지', 공연자들과 관객이 하나되는 '허그댄스파티'까지 축제의 열기는 고스란히 사랑의 열기로 이어졌다.

특히 큰 하천을 뜻하는 대천동은 서귀포 전역에 청정암반수를 공급하는 생명의 원천지라 할 수 있다. 예로부터 사시사철 맑은 물이 흐르는 마을로, 한때는 논농사를 지어 임금님께 진상할 만큼 풍성하고 비옥함을 자랑했다고 한다. 메인 프로그램이었던 '빅허그 스테이지'에선 생명력을 상징하는 물과 축제의 키워드인 사랑을 중심으로, 우리들의 삶을 구성하고 있는 생명, 풍요, 사랑, 열정, 기원까지 5가지 원소의 상징성을 수상무대를 통해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아쉬움도 남았다. 해군기지 문제와 관련해 해군의 구상권 청구로 인한 불똥이 행사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이다. 이형재 공동운영위원장은 "구상권 청구로 인해 대천동 전체 마을 분위기가 좋은 상황은 아니다. 이로인해 마을 주민들의 참석이 저조한 것이 아쉬움이 남는다"며 "하루 빨리 이 문제가 해결 돼 행사의 취지대로 주민들이 하나될 수 있는 그런 축제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최태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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